목재+철근+시멘트
Posted 2015. 3.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모락산 사인암 올라가는 길엔 보통의 산들처럼 나즈막하게 경사진 곳들이 많은데,
처음엔 맨땅이었다가 등산객들이 늘어나고 지자체에서 등산로를 정비하기 시작하면서
돌계단과 나무계단 그리고 철계단이 군데군데 생겼다. 지난 가을엔 사인암 바로 아래까지
커다란 바위 모양을 따라 지그재그로 철계단을 놓았는데, 네 칸 짜리 미니 계단을 딛고
오르면 수리산에서 안양, 과천과 관악산, 청계산까지 발 아래 한 눈에 펼쳐진다.
나무 계단은 마치 넓이뛰기 할 때 달려와 힘찬 도약을 하기 전에 힘을 받게 하는
구름판 비슷하게 생겼는데, 1미터 조금 넘는 길이에 높이는 25cm 남짓한 통나무
네 개로 돼 있다. 그런데 철계단의 견고함에 비해서 경사진 땅 모양새가 힘을 받지
못해 흔들거릴 게 우려됐는지 위 아래 나무 옆면에 철근을 두 개씩 연결해 놓았다.
철근을 어느 정도 깊이 박았는지는 몰라도 일단 꽤 힘을 받는 것처럼 든든해
보이는데, 맨 윗 칸은 철계단 하부와 용접까지 해서 쉬 떨어지지 않게 해 놓았다.
문제는 나무와 흙바닥 사이의 접합인데, 맨 아래칸처럼 땅을 파고 묻어 고정시키지
못하는 칸들은 등산객들이 딛고 오르내리는 힘으로 균열이 생길까봐 시멘트를
물에 개서 철계단과 바로 옆 나무 밑둥 사이에 발라 놓았다.
산길에 생뚱맞게 시멘트라니 조금 지저분해 보이면서 약간 스타일을 구기긴
하지만, 외관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결과겠거니 하면서 그냥 봐 주기로
했다. 목재+철근+시멘트 3종 세트로 이루어진 계단을 구름판 삼아 산 정상까지
Hop-Step-Jump 3단뛰기로 훌쩍 올라가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