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차는 멋있다
Posted 2015. 3.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특별히 선호하는 컬러가 있는 건 아니지만, 빨간색 차들은 유독 눈에 잘 띈다. 차가
없을 땐 이 다음에 차를 사면 빨간색도 괜찮겠다 싶었지만, 막상 운전하게 되고 차를
사게 되자 역시 무난하고 보수적인, 튀지 않는 컬러들을 선택했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선 빨간색 차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요 몇 년 사이에
찍어둔 사진들 가운데 빨간색들을 모아봤다.
컬러도 튀지만, 일단 미국 사람들은 덩치가 커서인지 차도 큰 차가 많다. 3년 전
여름 코스타를 마치고 Shiker님과 그랜드 캐년을 여행할 때 묵었던 모텔 앞에 서 있는
차는 육중하게 생긴 게 몇 바퀴 굴러도 끄떡없을 것처럼 단단하게 생겼다. 저만 하면
짐칸도 충분하련만, 뒤에 짐차를 이어 끌고 다니고 있었는데, 짐작컨대 우리같은
단기여행자가 아니라, 한 달 정도 길을 떠난 장기여행자들이었는지 모르겠다.
3년 전엔 인디애나 주에 있는 테일러 대학에서 학부생 코스타가 열렸는데 아마
다른 색이었다면 별로 눈에 띄지 않았을 픽업이 그저 빨간색이라는 이유로 눈에 들어왔다.
우리 눈엔 짐칸에 뭘 싣기가 조심스러워 보일 정도로 섹시한 컬러인데, 여기선 아마도
출퇴근용이 아닌 집에서 짐 싣고 나르는 2nd. car, 3rd. car쯤 되는 모양이었다. 또 다른
빨간 트럭은 짐칸을 아예 두 층으로 만들어 길다란 물건들을 운반하고 있었다,
더 큰 차들도 봤다. Mack이란 차종 이름이 귀여운데, 무척 힘 좋게 생겼다. 차체가
크고 무거운 걸 나르다 보니 코도 높고 컸다.^^ 시카고 미시간 호숫가에서 본 소방차는
불 끄러 오는 차가 너무 빨개면 위압적으로 보일까봐서 위는 블랙 컬러로 칠했다.
Black & Red, 흑과 적의 매치도 소방차 사이렌 소리만큼이나 강렬했다.
조금 오래 된 올드 모델들 가운데도 빨간 계통은 어딜 가나 눈길을 끄는데, 뉴질랜드
로토루아 민속촌 앞에 신혼 부부를 태우고 갈 차가 리본 장식을 하고 대기중이었는데,
멋대가리 없이 길기만 한 리무진보다 훨씬 빛이 났다. 라스베가스 공항 안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올드 카들이 여러 대 전시돼 있는데, 세련된 저 오픈카에 오르면 갬블러
저리 가라 할만큼 기분깨나 났을 것 같다.
이층 천장이 없는 버스에 앉아 시내를 둘러 보는 관광 상품은 어느 나라나 인기인데,
시카고 미시간 호수변에 있는 Navy Pier에서도 그 버스 티켓을 팔고 있었다. 그런데 티켓
박스가 앙증 맞은 빨간색 자였다. 관광객들이 와서 사기도 하지만, 이리 저리 고객을 찾아
다니는 부지런한 이 차도 빨간색으로 눈에 잘 띄었는데 생긴 게 영락없는 장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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