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회의 중계
Posted 2015. 11.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지난 8월 첫 대회 테이프를 끊은 <진로와 소명>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회의가 격주로
온누리교회 건물 사이에 있는 CGN TV 홍보관에서 열리고 있다. 방송사 홍보관답게 시설이
잘돼 있는데,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대형 모니터에 회의 사진과 참석자들의 발언이 실시간으로
떠서 흥미롭게 지켜봤다.
진소 미디어 스탭이 네이버 N 포스트라는 프로그램으로 올리는 건데, 대충 보니 블로그
포스팅 하는 것과 유사해 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블루투스 와이파이로 노트북이
받아 크기 조정 등을 해서 올리고, 참석자들의 사진 밑에 요약 발언을 올리는 간단한 프로그램
이었다. 보통은 회의를 마치고 하는 작업을 동시간대에 정리해 사이트에 올리고, 끝나면
참석자들의 그룹 카톡방에도 올린다. 얼마나 볼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도 있구나 싶었다.
6년 전에 레너드 스윗(Leonard Sweet)이 다음 세대를 위한 Next Wave 컨벤션을 위해
한국에 왔을 때, 강단에 선 설교자의 메시지를 듣는 청중이 스마트폰으로 피드백이나 질문을
올리면 스크린 하단에 뜨고, 그걸 다시 설교자가 메시지에 반영하는 때가 올 거란 말에 신기해
하면서도 반신반의했는데, 이쯤 되면 피차 마음만 억으면 기술적으론 못할 것도 없는 때가
곧 오겠다 싶다.
5년 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로잔 대회가 열릴 때, 대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현장에 오지 못한 전세계 청중들이 온라인으로 실시간 피드백을 보내 오면 테이블마다 놓인
노트북 화면으로 의견을 주고 받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멋진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남아공의 열악한 인터넷 사정 때문이었다. 그때만
해도 이 멋진 계획을 실현시킬 기술과 여건이 덜 성숙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면 역시 마음만 먹으면 어느 정도 가능할 것 같은데, 물론 꼭 이렇게 IT 기술을
활용하는 게 대회나 사역에 도움이 될 것이냐에는 격렬한 찬반 양론이 있을 수 있겠다. 바로
적용하기엔 참석자들의 주의 산만(가뜩이나 회의나 설교 중에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딴짓하는 불경스러운^^ 모습도 이미 유행)이란 부작용이 더 크겠고, 면대면이 아닌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속얘길 꺼내 놓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일리가 있겠다.
사도행전 17장엔 사도 바울이 아테네에 간 얘기가 나오는데, 이 책을 기록한 의사 누가
(Dr. Luke)는 이 곳 사람들을 일컬어 "항상 사람들이 어슬렁거리며 최신 뉴스를 기다린다"는
표현을 썼다(17:21,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 지금으로 치면 아이폰 류에 열광하는
얼리 어답터들(early adopters)이 많았나 보다. 아날로그 세대로서 이런 일에 약간의
어지럼증이 느껴지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선 호기심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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