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집 간깃고
Posted 2015. 11.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홍대 골목을 걷는데 60년대쯤 풍경으로 보이는 허름한 외관에 파란색 간판을 단 실비집이
보였다. 영회 세트도 아니고 요즘도 이런 데가 있나 싶었는데, 역발상으로 외관을 복고풍으로
꾸몄나 보다. 주당(酒黨)이 아니어서 자신은 없지만, 실비집 하면 심야식당 비슷하게 그날그날
식당 주인이 알아서 내는 싸고 푸짐한 음식을 큰 부담없이 먹고 마시는 집일 텐데, 조금 거해
보이는 명란삼겹구이와 삼합구이라니 어째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
게다가 특이하게도 주류는 많이는 안 되고, 일절만 된다고 밝혀 놓은 것도 수상했다.^^
이절, 삼절로 마시고 싶은 이들은 어떡하나 싶었다. 그런데 더 헷갈리게 하는 건 따로 있었다.
보통 실비집들은 따로 이름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알듯 모를듯한 간깃고란 일본말
비슷한 상호를 걸어 놓은 것이다. 간깃고는 반만 부른 이름이고, 풀 네임은 간깃고洞자효였다.
간깃고도 모르겠는데, 한자를 섞어 쓴 풀네임은 더더욱 오리무중이다. 뜻도 모르겠지만,
왜 洞 자만 한자로 적어놨는지 정말 미스테리였다.^^
지난 달 군산에 갔을 때 월명동에서 실비집 한 곳을 봤다. 풀네임은 보라매 실비 회집인데,
줄여서 보라매 회집으로 부르는 것 같았다. 바닷가 도시에서 회를 먹는 집인데, 보라매라니
조금 안 어울린다 싶었지만, 그렇게 단 데는 무슨 사연이 있었을 게다. 우럭과 물메기를 회와
탕으로 내는 모양인데, 실비집을 표방하는 걸 봐서 다른 집들에 비해 양은 푸짐하고 값은
저렴한 집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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