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광고
Posted 2015. 11.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사무실 앞 계원대는 요즘 한 해 내내 운동장 공사중이다. 산비탈을 배경으로 축구와
야구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던 운동장을 파고 새 건물을 짓고 있는데, 둘레를 경량 펜스로
둘러놓은 지 제법 됐다. 통로가 협소해지면서 미관과 통행이 조금 어수선해졌는데,
그 틈새를 학교 안팎의 각종 광고 찌라시들이 파고 들었다.
미대 캠퍼스니만큼 찌라시들도 조잡하거나 급이 안 되는 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나름대로 세련된 감각으로 어필해 간간이 눈여겨 보게 만들곤 했다. 그 중에서 두어 주
가까이 지나가면서 볼 수 있도록 음식과 관련한 10개 가까운 문구들이 티저 광고처럼
시리즈로 나붙어 있었는데, 각각 독립적인 내용처럼 보였지만, 대체로 대학생들의
휄트 니드(felt need)를 자극하는 약간 솔깃한 문구들이었다.
두세 번 보는 동안 이 학교 학생은 아니지만, 과연 누가 하는 광고인지 궁금해졌다.
무슨 기업에서 하는 캠페인성 광고일 수도 있겠고, 학생들이 학교식당 메뉴 개선을 요구하는
깜찍한 퍼포먼스 중 하나겠다 싶었는데, 며칠 전에 그 밑에 새로운 찌라실들이 2탄으로
붙으면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학교 앞 골목에 새로 생긴 샌드위치 집에서 내건 홍보광고였다. 밥하랴 반찬하랴
해 먹기 귀찮고, 밥집이나 술집이나 혼자 가서 1인분 주문하려면 눈치 보이고, 허구헌 날
라면으로 떼우는 데 신물이 난 자취생들을 공략하는 복음과 해방의 메시지였다.^^ 글쎄
깜찍하고 도발적인 광고에 걸맞게 학생들을 만족시킬 만한 가격과 맛으로 승부하는
집이면 좋을 텐데, 샌드위치가 웬만해선 밥이나 라면을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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