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2차 대회 풍경
Posted 2015. 12.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토요일 제2차 범국민대회는 2시 성공회 서울성당 마당에서 열린 기도모임으로 막을
열었다. 페북 등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소식을 접한 백여 명이 모여 목소리 높이지 않고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평화의 행진을 시작했다. 인천의 이진오 목사와 애완견을 데려와 머릿수
하나 더 채운^^ 일산의 유형석 목사를 만났다. 서울광장으로 가는 길에선 민주화운동
전통의 명가 향린교회 자매교회들의 규탄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참가자들이 쓰고 온 다양한 가면들 가운데 킥킥 웃음을 유발시킨 건 역시 닭모양이었다.
쓰고 있는 이들이나 보는 이들 모두 유쾌해지는 순간이었다. 복면가왕(街王, street fighter)
단체상 후보 중 하나로 손색 없어 보였다.^^ 아니 이렇게 재밌어 하고 좋아들 하는데 왜 굳이
영어 써 가면서 못 쓰게 하려는지 모르겠다. 닭은 가면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
현장에도 등장했는데, 꼭 홰를 치는 것 같은 이 닭은 그네닭이 아니라 YS닭을 연상시켰다.
캐리어 가득 가면부터 각종 놀이기구들을 잔뜩 챙겨온 이이는 광장에 살림 차렸나
보다. 혹시 가면덕후 아니신가 모르겠다.^^ 광장 집회 맨 마지막줄에 앉아 있으려니까
손팻말이며 쿠션에서 가면과 스티커까지 손에 손으로 전달된다. 가면은 앞으로 써도 됐지만,
많은 참가자들이 머리 위 또는 뒤통수에 걸쳐 썼다. 웃는 마빡에 침 못 뱉는다 했는데..^^
복면 세상이 된 광장엔 패셔니 스타들이 군데군데 보였는데, 가면의 다른 형태인 강렬한
블루 톤 페이스 아트에 입술만 붉게 칠하고 빨간 꽃이 핀 비닐 우산으로 한껏 흥을 낸 이도
보였다. 다이나믹 코리아, 하이 서울에 반한 외국인들도 심심찮게 보였는데, 양손을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당당한 자세로 인터뷰에 응하는 이가 눈길을 끌었다.
집회는 민주노총이 중심이 돼서 진행했는데, 이이들은 구호 끝마다 "투쟁!"을 외쳐대
조금 낯설긴 했다.^^ 12월 첫 토요일은 다행히 그리 춥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겨울인지라
30여 분 앉아 있으려니 껴입고 왔어도 찬 바닥에서부터 슬슬 한기가 느껴졌다. 일어서서
후미에 서 있다가 4시부턴 광장 주변을 걸으며 둘러봤는데, 블로그 친구 김동원 선생과
청어람의 양희송 형제를 우연히 만났다. 한쪽에서 노유진의 노란색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보도된 것처럼, 이날 경찰은 3주 전처럼 원성 높은 차벽 산성 대신 "이 선을 넘지 마시오"란
폴리스 라인만 치고 시민들의 통행을 가로막진 않았다. 대학로까지의 행진이 시작되기 직전에
<응답하라> 시간이 돼서 돌아왔다.^^ 주인공 정팔이 역의 류준렬이 편집디자이너였던
류인수 선생의 아들이라 어릴 때 봤는데, 이번에 완전히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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