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내리면
Posted 2015. 12.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목요일 새벽 알람 소리에 잠을 깨니 천지사방이 새하얗다. 새벽녘에 소북하니 눈이 내린
것이다. 눈발은 그치지 않고 출근길에도 계속 날렸고, 오후까지 이어졌다. 대설이나 폭설은
아니었고, 기온도 영하로 크게 내려가지 않았지만 겨울 기분을 내기엔 충분할 정도로 도시와
동네 거리와 산 풍경을 확 바꿔놓았다.
다 좋은데, 출근길이 엉망이 되는 게 탈이다. 이보다 더 큰 눈이 내려도 워낙 제설 작업이
신속히 이루어져 약간의 지체 뒤엔 풀리는 도로 사정이, 본격적인 첫눈 출근길엔 이상하게
매년 막히고 지정체를 거듭하곤 한다. 중간 어디쯤에 추돌사고가 일어나 차선을 막고 차들이
서 있는 것도 아닌데, 엉금엉금 쩔쩔매는 풍경이 매년 반복된다.
이렇게 눈길 혼잡 상황이 발생하는 건, 아무래도 심리적 요인이 커 보인다. 아직 눈길에
익숙해지지 않아 다들 마음이 급해지고, 미끄러지지 않으려 보통 때보다 조심조심 운전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긴 꼬리를 만드는 것 같다. 상일 I/C부터 성남 요금소 지나 청계 요금소까지
이어지면서 평소 50분 걸리던 출근길이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멋진 단풍 풍경을 보여주던 청계 터널이 멋진 설경(
나는 등산객이 아니라 운전자인지라 힐끗 한 번, 흘끔 한 번 하고선 앞차와 불가근 불가원
(不
비로소 뻥 뚫렸다. 출근길 정체가 두어 시간 계속되면서 막히던 게 웬만큼 지쳤는지 슬슬
풀리기 시작한 모양이다.
출근길 최악의 눈길은 오륙년 전 1월에 경험했다. 종일 폭설이 그치지 않는데다
엄동설한에 도로가 얼어붙고 사고가 속출해 4차선이 2차선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8시에
출발한 게 1시나 돼서야 도착해 자그마치 다섯 시간이 걸린 적이 있었다. 중간에 직원들에겐
출근하지 말라고, 돌아가라고 연락했지만, 외곽순환도로여서 차를 돌릴 수도 없어 악전고투
끝에 어찌어찌 왔다가 바로 점심 먹고 숨 돌리고선 시내 길로 퇴근한 해프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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