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e Book: 작가들이 좋아하는 책
Posted 2016. 2. 10.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문학동네에서 막 나온 『작가의 책』(By the Book)은 영어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지라는 <뉴욕타임즈 북리뷰>의 편집장 패멀라 폴(Pamela Paul)이 매주 일요일 이 지면에서 작가 55명과 책과 문학, 독서에 대해 나눈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590면이나 되는 조금 두꺼운 책인데, 인터뷰 기사를 옮긴 글은 별로 어렵지 않고 흥미로워 술술 읽힌다.
이언 매큐언, 줌파 라히리, 알랭 드 보통, 조앤 K. 롤링, 리처드 도킨스, 앤 라모트, 말콤 글래드웰 등 독자들이 많이 읽는 작가들에게 최근 읽은 책, 영향을 준 책과 작가로서 좋아하는 작가 등 독서 취향과 습관에 대한 십여 개의 공통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평소 잘 몰랐던 쏠쏠한 책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은데, 묻는 이와 답하는 이 모두 한 책 하는 이들인지라 뭔가 있어 보이는 플라시보 효과를 맛볼 수 있었다.^^
인터뷰 사이 사이에 누군가가 써줬으면 하는 책, 어린 시절의 우상, 대통령이 읽어야 할 책, 죄책감을 느끼며 즐기는 책, 이상적인 독서 경험,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은 작가, 머리맡에 있는 책, 무인도에 가져갈 책, 영화로 만들어진 내 책, 팬레터, 과소평가된 책, 읽지 않은 책, 율리시즈에 관하여(작가들도 읽기 어려운 책인 건 마찬가지여서 물어본 것 같다^^) 등을 몇 사람씩 따로 묶어 쉬어가는 페이지를 제공하는 편집의 묘도 살리고 있다.
영서 표지는 어떤가 해서 아마존에 구경 가니 역시 근사하다. 한국판과 완전히 다른데, 둘 다 나름 개성이 뚜렷해 보인다. 그런데 영서는 65명을 인터뷰했다는데, 한국판에선 어쩐 일로 10명을 빼버렸나 모르겠다. 출판사들이 번역서를 내면서 한국 상황을 고려해 챕터를 빼거나 일부 내용을 누락시키는 일이 가끔 있는데, 내 생각엔 이번 경우는 너무 두꺼워져 마케팅 전략상 임의로 뺀듯한 의심이 든다. 문동이 쓸데 없는 짓을 한 것 같다.
이 책을 주문했더니 같은 출판사에서 김성중, 장강명, 황정은 등 주목 받는 젊은 작가 10명에게 거의 비슷한 포맷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게 해 80면 정도의 얇은 문고판으로 묶은 <젊은 작가의 책>을 끼워보냈다. 재밌는 시도인데, 언제 기회가 되면 이런 인터뷰집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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