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화 나무도감 식물도감
Posted 2016. 2. 22.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보리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펴낸 세밀화 책 두 권을 샀다. 『식물 도감』과 『나무 도감』인데, 1997년과 2008년에 양장본으로 냈던 것을 이번에 세밀화 20주년 기념으로 반양장 보급판 시리즈로 낸 다섯 권 가운데 들어 있다. 나머지는 동물, 곤충, 바닷물고기 도감인데, 민물고기, 새, 버섯, 약초, 양서 파충류, 풀, 갯벌, 동물 흔적 도감은 아직 양장본만 나온다. 양장본은 3만5천원, 보급판은 2만원의 정가가 매겨 있다.
내용은 차이가 없으며, 값만 싸졌으니 독자들에게 아주 좋은 일을 했다. 이런 책은 기획과 제작에 상당한 시일과 비용이 들어가게 마련이라 필요는 하지만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데, 적절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양장본으로 일정한 수요를 채운 다음 좀 더 많은, 새로운 독자층에 다가가기 위한 출판사의 배려가 느껴진다.
요즘같이 사진기술과 장비가 발달해 찍기도 쉽고 만들기도 그리 어렵지 않은 시대에 사진으로 하지 않고 나무 하나, 식물 하나를 일일이 세밀화로 그려내고, 그걸 묶어 도감을 만든 이유는 뭘까? 그건 아마도 사진에 버금가는 정밀한 묘사가 독자들이 나무와 식물에 눈을 맞추기가 수월하고, 진입장벽을 낮춰 친해지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린이는 아니지만, 나 역시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선뜻 살 수 있었다.
윤구병이란 대학교 교수였던 철학자 출신 농부 - 오래 전 한창기 선생이 내던 월간지 <뿌리깊은나무>의 초대 편집장이기도 했다 - 가 관여하는 보리 출판사가 만든 책들이 다 그렇지만, 독자들을 배려해 참 꼼꼼하고 성의 있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표지부터 본문 구석구석이 한 마디로 예쁘다.^^ 보리에서 나온 책 가운데 사고 싶은 책은 『보리 국어사전』인데, 1,500쪽이 넘고 6만원이지만 진작에 샀어야 하는데, 미적거리고 있었다.
산에 다니면서 슬슬 눈에 띄기 시작하는 나무와 식물 이름이나 간단한 특성을 알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막상 비슷비슷해 보이는 걸 분별하면서 이름을 알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인터넷 검색 외에 적절한 책의 도움을 받고 싶었는데, 마침 세밀화로 된 이 도감의 보급판이 나와 반가웠다. 특히 초등학생들을 주독자층으로 기획돼 번거롭고 복잡한 설명을 배제하고 쉽게 설명해 놓아 내 눈높이에 맞는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I'm journaling > 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읽은 척 해야 할 때 (2) | 2016.03.19 |
---|---|
읽다 만 명리학 책 두 권 (2) | 2016.03.14 |
By the Book: 작가들이 좋아하는 책 (2) | 2016.02.10 |
Axt (2) | 2016.02.02 |
독립책방 (6) | 2016.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