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팔자
Posted 2016. 6.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출근길 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광암 터널을 지나면 시내에선 보기 어려운 대형 운반차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포크레인을 비롯해 공사용 장비차량들을 싣고 달리는 차들인데, 10여분 더
가면 경부고속도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경기도 인근 작업장에 있다가 다른 지역 공사로
원정을 떠나는 행렬인 것 같은데, 돈을 벌어다 주는 귀하신 몸들이어서인지^^ 운반하는 대접이
제법 그걸싸해 보인다.
운반용 트럭이나 작업 차량들이긴 해도 그 위에 타고 가는 호사를 누리는 건 아마 잠시 잠깐일 뿐,
곧 작업장에 도달하면 죽어라 땅을 파고, 코끼리 사다리를 길게 내밀면서 죽어라 풀 가동될 운명의
차들이다. 외곽순환도로를 달리는 걸 보면 가까운 거리는 아닌 것 같고, 공사현장 근방에서 동종 차량
구하기가 만만치 않아 원정을 떠나는 것이리라.
포크레인이야 많이 봤지만, 아래 차량은 탱크 같은 바퀴에 LP 가스통을 달고, 제법 넓다란 지붕까지
갖추고, 대형 게다 같은 발바닥까지 있는 범상치 않은 모양인데, 소리도 요란하고 뭔가 엄청난 파워를
필요로 하는 공사에 투입되는 중장비인 모양이다. 문득 이렇게 운반용 차량 위에 편히 모셔져 도로변
구경을 하는 이 작업용 차량들이 상팔자인가 싶었지만, 고된 작업에 투입될 걸 생각하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