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와 밤송이
Posted 2010. 8. 18. 13:45,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하고 비도 오기도 해서 점심시간을 이용한 산책은 일주일에 한두 번으로 줄이고 있는데, 토요일에
검단산을 다녀온 후 며칠 움직이지 않았더니 근질근질해 사인암으로 해서 계원대학쪽으로
돌아 내려왔다.
한낮의 산은 햇볕은 가려주지만 바람이 없을 땐 그리 시원하지 않은데다가 계속 위로 걸으려니
이마와 눈가로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이럴 땐 바리톤 음색의 매미들만 신났다. 앞뒤 좌우 상하
6채널로 줄기차게 귀가 따갑도록 자신의 존재를 알려 온다.
잘 자라던 나무 가지와 잎들이 이번 달 들어 불어닥친 장마비와 바람의 영향으로 땅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다. 도토리같은 게 눈에 많이 띄길래 찍은 후 사무실에서 검색을 헤 보니
졸참나무 열매란다. 상수리하고 도토리, 졸참나무가 조금씩 다르다는데, 내 실력으로는
도통 구분이 안 된다.
밤나무도 있겠거니 하고 떨어진 밤송이를 찾아 보지만, 밤은 아직 철이 아니어서인지 쉽게
눈에 안 띈다. 그래도 내려오는 길에 성질 급한 몇 송이를 볼 수 있었다. 한 달쯤 지나면
딱 벌어진 밤송이 사이로 제 색깔을 내는 밤과 도토리들이 나뒹굴고, 그거 줍는 재미로 산에
오는 이들도 부쩍 늘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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