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쉬는 거냐?
Posted 2010. 8. 23. 10:01,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가끔 늘 드리던 예배 시간을 바꿔보곤 하는데, 어제도 11시 대신 9시 예배에 참석하니
신선했다. 집에 오니 11시. 토요일 결혼한 집에서 떡과 토마토를 내 몇 개 집어먹는 걸로
점심을 대신하고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생수 2개와, 휴일 산행에서 즐겨 보는 마르바 던의
<안식>을 배낭에 넣고 검단산으로 향했다.
여름 산행은 다소 고통스럽다. 봄가을엔 쉬지 않고, 물도 안 마시고 오르내릴 수 있지만,
여름엔 무리다. 잠깐씩이라도 두세 번 쉬어주고 물도 마셔 줘야 한다. 유길준 묘역을 지나
미사리와 팔당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선 아예 깔판을 꺼내 자리를 잡고,
책을 꺼내 한 챕터 정도 읽어 준다. 한두 장 더 읽고 싶은데, 휴식과 전망 포인트라
사람들이 조용하게 안 놔 둔다.
바위에 앉아 물 한 모금 마시는데, 나무 위에 잠자리가 먼저 와 자리잡았다. 녀석도
여기가 좋은지 한동안 꼼짝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다음 비행을 준비하는 건지,
경치를 감상하는 건지,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시간을 보내는 건지 모르겠지만
좋은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일요일 이른 오후 시간의 팔당대교는 예상 외로 양방향 모두 한가하다. 너무 더워 다들
오전 일찍 움직였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왼편으로 난 길은 로즈매리가 애용하는 산책로다.
나도 가끔 저녁 때 함께 걷곤 한다.
나도 가끔 저녁 때 함께 걷곤 한다.
이쪽 방면은 등산로도 길고 정상까지 약수터나 계곡이 없지만, 나무 계단과 돌 계단을
오르면 중간중간 앉아 쉴만한 쉼터가 몇 군데 있다. 요즘은 여지없이 막걸리와 하드
장사들이 자리잡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이들 없는 산 풍경도 허전하기 때문에 지나치지만
않으면 뭐라 할 것도 없다.
'I'm wandering > I'm a pedestri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 한 병, 책 한 권 (0) | 2010.08.28 |
---|---|
늙어가고 있었군 (8) | 2010.08.24 |
도토리와 밤송이 (2) | 2010.08.18 |
우중산행 (0) | 2010.08.15 |
약수터와 계곡물 (0) | 2010.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