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와 속사정
Posted 2010. 8. 19. 10:19,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용인에 있는 명지대학교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코스타 대회에 다녀왔다. 대회측에서
작은 부스 하나를 주어 QTzine과 Young2080 사역을 홍보했는데, 폐막을 앞두고 전시자료들을
가져올 차편이 여의치 않아 실무자와 함께 가게 된 것이다.
대회는 외형적으로는 잘 준비되고 잘 진행되는 것 같았다. 일단 강당 앞 로비에 들어서면
대회측에서 내건 잘 준비된 대형 배너들이 시선을 끈다. 한눈에 봐도 디자이너가 꽤 감각 있는
이임을 알 수 있다. 이력을 보니 분당에 있는 대형교회에서 홍보기획을 했다고 한다.
대회 핸드북과 매일 8면씩 나온 신문도 수준급이었다.
청소년 4백 명과 청년 1,400명 등 1,800여 명이 참석했고, 전화등록을 다 받았으면 4, 5천 명은
왔을 거란 대회 책임자의 말을 들으니 요즘 같이 사람 동원(모집)하기 어려운 때에 선전한 것 같다
(얼마 전에 끝난 선교한국도 2년 전에 비해 참가자가 천 명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대회에 내가 줄 수 있는 점수는 여기까지다. 대회에 함께하면서 제대로 살피거나
부딪히지 않아 내실이 어떤지 자세히 알 순 없어도, 느낌상 명망가들을 앞에 내세우고 대형교회들의
자원봉사 등으로 유지하는 대회는 겉으로 비치는 것과는 다른 속내를 갖는 법이다. 미국에서 시작한
코스타 운동은 다른 나라들, 특히 국제본부를 두고 있는 이땅에 들어오면서 오리지널리티가 많이
변질되고 있다. 귤이 황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까진 아니어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하긴 이 대회만 아니라, 많은 운동과 사역 그리고 기관과 단체들이 시간이 지나고 회를 거듭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발전하고 늘어나는 부분도 있지만, 정체하거나 퇴보하고 변질되는 부분도 함께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속한 2080도 몇 해 전부터 그런 딜레마를 안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 모이고 대기 수요가 있다는 건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다. 다들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제대로 기획하고 준비하면, 전통과 패턴에 얽매이지 말고 창발성을 발휘하면, 최대한
동원가능한 인적, 물적 자원을 사용하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도전하는 것 같아 몇 점 더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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