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결혼식에서
Posted 2010. 8. 22. 11:25,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이글거리는 태양이 작열하던 어제 오후 가까이 지내는 교우 자녀의 결혼식이 있었다.
두어 주 전, 미술을 공부한 사람들답게 서로를 그린 청첩장을 받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는데,
명조체만 사용한 단순한 레이아웃이 눈길을 끌었다. 젊은 친구들이 특색 있게 가정을
연다는 인상을 받았다.
결혼식이 열린 교회당 계단을 오르면 화이트와 핑크색 꽃과 3단 종이 케이크 그리고
작은 컵 속에 밝혀 놓은 촛불이 하객을 맞는다. 작은 데코레이션 하나에서 신혼 부부의
화려하진 않지만 단아한 품위가 느껴진다.
결혼예배는 간간이 터지는 웃음소리 외엔 시종 차분하고 조용하게 치러졌다. 주례가 워낙
저음과 느릿느릿한 말투로 무게를 잡아서이기도 하지만, 전면의 파이프 오르간과 스테인드
글라스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한 듯 싶다.
순서지도 아무런 장식 없이 단순하게 세로로 전면 한 장이다. 미술을 하는 이들이라
일체의 격식이나 거추장스러운 형식들을 배제하고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 것 같다.
이날 축가는 신랑의 아버지와 친구들이 해 눈길을 끌었는데, 평소 사중창을 하면서
서로 자녀들의 결혼식 축가를 함께하기로 약속했고. 이제 네 번째 집안의 개혼을 맞아
기꺼이 축가를 부른 것이다.
제일 왼쪽에 서서 등을 보이고 있는 이가 혼주인데, 아들의 결혼 축가를 직접 부르는
마음이 어떠했을까. 신랑신부는 부모님 친구분들의 축가를 받기 위해 단에서 내려왔고,
<사랑의 종소리>는 잘 공명되면서 은은하게 그리고 멀리멀리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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