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취향
Posted 2010. 8. 26. 12:01,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퇴근하고 저녁식사를 한 다음엔 주로 TV를 보며 지낸다. 끼고 사는 것까진 아니어도
여행프로와 드라마를 중심으로 하루 두 시간은 보는 것 같다. 변명꺼리 중 하나는, 예전에
비해 시력이 약간 떨어진데다(그래도 아직 양쪽 1.0은 될듯) 거실 조명이 약간 노후돼
책을 오래 보기가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거실 조명을 조만간 바꾸려 한다).
자연히 과일과 커피 외에 뭔가 씹을 꺼를 찾게 된다. 전엔 과자를 많이 먹었는데, 요즘엔
아예 안 사다 놓으니까 땅콩 같은 너트류를 찾게 된다. 마침 시카고에서 사 온 피스타치오가
남아 있어 작은 접시에 덜어 까먹기 시작했다.
여기서 개인의 취향이 발휘된다. 나는 지극히 실용적으로 깐 것과 안 깐 거를 가지런히
나눠 놓고 먹는 스타일인데(어쩌면 편집자의 직업의식의 발로인지도^^), 로즈매리는 별 생각
없이 그냥 먹고 버리는 스타일이라 먹은 것과 안 먹은 게 섞여 있게 먀련이다. 이런 두 사람이
함께 먹으면, 당연히 막 섞일 수밖에.
난 이렇게 섞여 있으면 안 먹은 걸 골라 집기가 번거로워져 약간 짜증이 난다. 그러면
로즈매리는 뭐 이런 걸 갖고 그러느냐며 다시 아무렇게나 섞어놓기를 반복한다. 다분히
고의적인 구석도 있을 것이다.
객관적으로야 로즈매리가 자연스럽고 편하겠지만, 난 개인의 취향을 지키고 싶다.
뭐 그렇다고 별 거 아닌 걸 서로 다른 접시에 담아 먹기도 우습고, 까짓거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지만 그래도 가지런히 놓는 게 보기도 좋고 먹기도 편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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