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를 처음 읽었다
Posted 2016. 7. 4.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를 처음 읽었다. 두어 달 전에 나온 최신간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통해 그를 처음 만났다. 보통은, 그리고 하루키 정도 되는 유명 소설가라면 소설 몇 권쯤을 읽으면서 그의 창작 세계가 궁금해지게 마련인데, 거꾸로 한 권도, 한 번도 안 읽은 상태 - Sorry, Haruki! - 에서 그가 자신의 창작 과정과 경험들을 정리한 글을 통해 그의 소설에 대한 호감이 조금 생겼다(Very sorry까진 아닌 건, 다른 소설도 잘 안 읽기 때문이다.^^)
작가 자신의 소설 작법과 소설가로서의 삶을 열 편 정도의 에세이로 정리한 이 책은 담담하지만 술술 읽히고 재밌다. 장단편소설 쓰는 테크닉이나 스킬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건 아니고(그래도 제법 쏠쏠한 팁들을 많이 들려준다), 소설을 처음 쓰게 된 계기부터 영어권에서도 통하는 소설가가 되기까지 그가 밟아 온 삶의 궤적들을 그리고 있다. 그가 들려주는 이런저런 다양한 팁들은 꼭 소설이 아니더라도 글쓰기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새겨 들을만한 구석이 많아 보였다.
사실 하루키에 대한 약간의 관심은 작년에 팟캐스트 <빨책>에서 이동진과 김중혁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2013)를 다루는 걸 들으면서 생겼는데, 소설 읽기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가 들려주는 자신의 소설 작업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는데, 정작 소설은 어떨지 궁금하다. 1949년생인 그의 데뷔작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인데, 마침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하루키 붐을 일으켰다는 1987년작 『노르웨이의 숲』이 집에 있어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I'm journaling > 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우어워스 회고록 한나의 아이 (2) | 2016.07.27 |
---|---|
내 영혼의 스승들(Soul Survivor) (0) | 2016.07.17 |
미국 국립공원을 가다 (4) | 2016.06.24 |
한글 칼리그라피 (0) | 2016.06.22 |
Traveling Writer or Writing Traveler (0) | 2016.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