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긴 자수
Posted 2016. 8. 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푹 삶는 것 같은 무더운 7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 아내와 광화문에서 고데히라의 영화 <태풍은
지나가고>를 봤다. 북창동 애성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가는데, 노란색 우산
아래서 빗물축제란 이름으로 레인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별 축제와 별 마켓도 다 있네 하면서
찌는듯한 더위로 뭘 지켜보는 것도 부담스러웠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두세 부스를 지나치는데 예쁘장한 소품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아지자기하고 앙증맞은 브로치,
열쇠고리, 콤팩트 거울 등이 몇 개씩 놓여 있었는데, 컬러와 패턴이 어째 단아하고 격이 있어 보이는 게
일본풍이었다. 왜 작지만 아름다운, 축소지향의 그런 거 있잖은가.^^
이런 걸 코긴(こぎん) 자수라 부르는 모양이다. 홋카이도 바로 아래 사과로 유명한 아오모리(青森)
현의 츠가루 지역 농민들이 삼베로 된 작업복에 목면실로 빽빽하게 자수를 놓는 것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마침 아내가 얼마 전에 산 블라우스에 포인트를 줄만한 브로치가 필요했는데, 브라운 컬러로
하나 골랐다(8천원). 소재도 좋고, 잘 어울릴 것 같다나.^^
그런데 부스를 지키는 이가 뜻밖에도 청년이었는데, 자기가 직접 놓았다며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주소가 적힌 명함을 건넨다. 뭐 남성들이라고 해서 수를 못 놓으란 법도 없고, 성격에 따라 차분하게
자수를 더 잘 놓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눈송이 모양이나 전나무 모양 같은 건 패턴이 단순하면서도
귀여워 언제 기회가 생기면 배워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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