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
Posted 2016. 8. 11.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가랑비, 이슬비, 보슬비, 실비.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달라 보이기도 하는 이 비 종류는 어떻게 다른 걸까? 살그마니(슬그머니), 살며시(슬며시), 살포시, 가만히, 넌지시, 살짝(슬쩍) 같은 말들은? 바보, 멍청이, 맹추, 얼뜨기, 머저리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경우에 어울리는 표현들을 잘 골라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다들 몇 번씩은 해 봤을 것이다.
최종규라는 재야 우리말 전문가가 새로 묶어낸 『새로 쓰는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철수와 영희, 2016)을 책상에 두고 간간이 들척이고 있다. 5백 면 정도 되는 단행본 스타일에 편집도 시원시원해서 빽빽한 사전 느낌을 주진 않고(아마도 옛날 사전처럼 생겼다면 안 샀을지도 모르겠다^^), 가나다 순으로 1,100가지 낱말을 묶어 배열하면서 풍부한 예제를 수록해 아무 때나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되도록 만들어 놓았다.
책 제목 앞에 '새로 쓰는'이 붙은 걸로 봐서 저자가 전에 쓴 책을 새로 보태 썼거나, 비슷한 제목의 다른 책이 있다는 말인데, 알라딘을 검색해 보니 후자인 것 같다. 우리말 유의어 사전, 한국어 유의어 사전 같은 제목의 책이 이미 있는 걸 볼 때 저자가 새로운 스타일로 묶어낸 책임을 알 수 있다. 편집도 독자들이 보기 좋고 사용하기 편하게 잘한 것 같다.
이런 책은 지은이의 이력에 그 권위가 좌우되기 마련인데, 오래 전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어린이 『보리국어사전』 편집에 참여하기도 했고, 이오덕 선생의 유고와 일기를 정리하는 일을 하기도 해 국어학 박사보다 더 적당한 이력으로 보인다. 이런 재야 우리말 고수가 오랫 동안 살뜰하게 모으고 정리해 분류해 놓았으니 쓰임새가 쏠쏠하고 더 믿음이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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