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남 선교사 새 책 『교회와 선교』
Posted 2016. 8. 9.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언제나 믿고 보는 OMF 손창남 선교사의 새 책 『교회와 선교』(죠이선교회/OMF, 2016)를 재밌게 그리고 단숨에 읽었다. 교수 선교사(회계학)로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의 경험을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풀어쓴 『족자비안 나이트』(2008), 선교지에서 귀국해 OMF 대표로 본국 사역을 정리한 『쏘라비안 나이트』(2013), 이번 책과 같은 간결한 제목의 시리즈 『직업과 선교』(2012), 『문화와 선교』(2014), 그리고 『사도행전을 선교적으로 읽으면 두 가지 모델이 보인다』(2015)에 이은 여섯 번째 책이다.
교회와 선교라는 제목은 교과서 같기도 하고 소논문 같아서 다소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손 선교사 특유의 이야기꾼 면모가 유감 없이 발휘돼 술술 읽혔다. 이번 책에서 특히 돋보인 것은, 선교적 교회가 되어 가는(being missional) 이론이나 원리를 설명하거나 주장하지 않고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을 법한 가상의 한 교회를 등장시켜 그 교회 선교위원장 장로와 위원들 그리고 담임목사가 선교단체의 코칭을 통해 눈을 뜨고 바뀌어 가는 과정을 알기 쉽게 이야기체로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이야기체로 쓴 책들은 읽기도 좋고, 이해하기도 수월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회 관련 주제들을 다룰 때 유용한데, 켄 블랜차드의 『사랑으로 소문난 교회』(포이에마), 나벽수(최종훈)의 『벽수 씨의 교회 원정기』(포이에마), 고든 맥도날드의 『누가 내 교회를 훔쳤는가?』(두란노, 아쉽게도 번역판은 절판됐다) 같은 책이 이야기체로 잘 쓰인 대표적인 책이다.
지난 30여년 간 교회들마다 여러 사역 중 하나로 선교하는 교회(doing missions)가 되려는 논의와 사역이 활발했다면, 이 책은 아예 관점을 바꿔 선교적 교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체질을 제시하고 있다. 선교하는 교회와 선교적 교회가 된다는 게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의문이 드는 이들에게 좋은 입문서가 될 것 같고, 각 장 말미의 한 줄 메모만 모아 읽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쉬운 점도 있는데, 선교위원장과 담임목사를 비롯해 열방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탈바꿈해 가는 1년간이 아무런 장애나 어려움 없이 거의 일사천리로 순탄하게 묘사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과연 이런 교회가 있을지 조금 갸우뚱거려졌다. 또 하나는, 저자가 OMF라는 모범적인 국제선교단체 배경을 가진 데서 오는 매뉴얼화된 로드맵도 일반적인 한국교회 상황에선 조금 부담스럽게 다가올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울 게 많은 잘 쓰인 책이라는 가치는 줄어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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