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샀다 너도 사라
Posted 2016. 9.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거리 현수막들의 구호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 같은 전설적인 선거 구호(1956년 대선 야당 신익희 후보의 구호로 국민 유행어가 될 정도로 회자되자, 여당에선 "갈아봤자 소용없다. 구관이 명관"이란 맞구호를 내놨다)를 위시해 최근의 사드 배치 반대투쟁 현장, 서울광장 같은 대규모 집회 현장엔 약간 살벌한 구호부터 시작해서 발랄하면서도 핵심을 때리는(전문용어로는 골 때린다고 한다^^) 멋진 구호들이 나붙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가슴을 뛰게 만든다.
4×4조의 운율이 딱딱 맞는 구호들은 발음하기도 편하고 기억하기도 쉬워 뒤돌아서도 입에 붙어 되내여지곤 한다. 그 중에서도 건설사들이 내건 아파트 광고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솔깃하게 만드는 신공이 있는데, 눈에 잘 띄는 컬러에 코믹하고 톡톡 튀는 문구로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운전자나 보행자들의 시선을 잽싸게 잡아당기려 혈안이 돼 있다. 물론 커다란 글자로만 가득 채워 촌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건 고고하고 도도한 A급이 아니라 이런 B급, 아니 C급 키치들이란 점에서 제법 효과가 있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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