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참나뭇잎 등뼈
Posted 2016. 11.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늦가을이니 산마다 낙엽이 한창이다. 사무실 앞 모락산엔 잎이 큰 신갈나무 낙엽들이 많은데,
집앞 검단산엔 길쭉하고 매끈한 배 모양을 하고 있는 굴참나무 낙엽들이 많이 나뒹굴고 있었다.
처음엔 같은 참나무과인 상수리나뭇잎인 줄 알았는데, 상수리나무잎은 좀 더 길고 날렵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하여간 떡갈나무-신갈나무-갈참나무-졸참나무 등 참나무란 애들은 종류도 많고,
매번 구분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 중 하나가 떨어진 지 제법 됐는지 살점이 반쯤 떨어져 나간 생선 등뼈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나무에서 떨어지기 전부터 구멍이 나 있었는지, 아니면 땅에 떨어져 굴러 다니다가 부딪히거나
밟혀 찢겨 나간 건지 알 도리는 없지만, 뒤집혀 다른 낙엽들 사이에 포개 있었다. 좀 더 지나면
나머지도 구멍이 나거나 떨어져 나가 흔적과 자취도 없이 땅속으로 돌아갈 것 같았다.
온전했을 때를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근처에 거의 비슷한 크기와 모양을 한 낙엽이
돌 위에 사뿐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제법 상태가 온전한 걸로 봐서 떨어진 지 얼마 안 됐거나
등산객들의 발에 안 밟히는 명당 자리라 그런지 모르겠다. 낙엽도 유유상종인지, 한쪽엔 많이 밟히고
굴러다닌 것들끼리, 다른 쪽엔 비교적 싱싱해 보이는 것들이 모여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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