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기운 품은 산길
Posted 2016. 11.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11월도 날씨가 춤을 추면서 중부 지방의 아침 기온이 내려갔다 포근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눈 내리는 겨울이 오려면 아직 두세 주 더 있어야 하지만, 겨울채비에 들어간 산에는 거의 매일
새벽 서리가 내리고 있다. 며칠 전 오후 검단산 5백 미터 높이대에 있는 너덜 구간을 지나 정상으로
가는 6백 미터대를 걷는데 낙엽들 사이로 하얀 숯처럼 보이는 결정(結晶)들이 눈에 띄었다.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왔더라면 좀 더 많은 숯기운 결정들을 볼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포근한
오후에 드문드문 보이는 게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는 것 같아 더 스릴이 넘쳤다. 영상의 포근한 날씨라
다 녹았을 것 같은데도 이 정도 높이의 산엔 서리 기운이 오후까지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다 녹아
흰 기운이라곤 없는 그냥 흙덩어리였거나 눈에 덮힌 새하얀 눈덩어리였다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그 중간쯤인 서리 결정이 간절기(間節期) 풍경으로 다가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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