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한국대중문화사
Posted 2017. 1. 2.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호는 의박(意薄, 의지박약)이요 자는 산만(散漫, 주의산만)인 걸신 강헌이 지난 가을 새 책 두 권을 냈다. 2015년에 뒤늦은 데뷔작인 『전복과 반전의 순간』에 이어 뜻밖의 『명리命理』까지 연달아 내더니만 다시 두툼한 책 두 권을 더 보탰으니 이제 호와 자는 내다 버려야 할듯 싶다.^^ 눈밝은 대학이 있다면 잡학(雜
이 책은 타이틀 앞에 저자 이름을 붙인 데서 알 수 있듯, 이 땅의 대중문화 역사를 꼼꼼하게 정리한 통사(通
재미와는 별도로 대중문화의 범주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해선 사람마다 생각과 관점 그리고 경험이 달라 백가쟁명이 따로 없을 텐데, 이 책에선 가요와 영화를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 그러니까 딴따라 문화사 탐구쯤 된다고 보면 되겠다. 좋은 책은 숨어 있는 매력이 있게 마련인데, 내겐 문화를 얘기하기 전에 몸풀듯 들려주는 동학농민혁명과 해방사, 한국전쟁 등을 보는 저자의 관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근현대사를 잘 몰라도 그 부분만 읽어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 같다.
모두 네 권 가운데 동학혁명부터 일제 패망까지 다룬 1권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1894-1945)와 2권 『자유만세』(1945-1975) 두 권이 10월 말에 나왔지만, 사 두고 다 읽진 못하고 띄엄띄엄 읽고 있는데, 그렇다고 안 읽은 것도 아니다. 저자의 책 쓰는 패턴이 그렇듯이, 강의한 걸 팟캐스트로 먼저 찾아 들었기 때문이다. 딴지의 <벙커1특강 시즌2>에서 한 시간 반 정도의 강의 9개를 다운 받아 들을 수 있는데, 그렇게 먼저 듣고 읽고 있기 때문이다.
강의를 녹취해 살짝 손 보는 수준이 아니라 충실하게 다듬어 만들기 때문에 사 읽을만 한데, 강헌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만듦새가 충실한 것도 매력이다. 이번 책도 도무지 요즘 책 같지 않게 한 면당 30행씩 배열한 것도 좋아 보인다. 어림계산으로 다른 출판사에서 요즘 트렌드로 글자를 키우고 22, 3행씩 편집했다면 권당 백 쪽은 더 나왔을 것 같다. (표지의 연도 부분은 원래는 회색인데, 띠지를 오려 책갈피로 사용하던 걸 타이틀과 색을 맞춰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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