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산을 바라본다
Posted 2017. 5.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산을 오르다 보면 지금 발을 딛고 걷고 있는 산은 안 보이고 저 멀리 저 건너 있는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느 정도 올라서 사방이 탁 트인 능선에 이르거나 전망대 같은 데서도 여간해선 이 산
봉우리들이나 정상은 보이지 않지만, 건너편 산들은 오를수록 시원한 풍경을 보여주곤 한다. 이 산이나
저 산이나 산은 매한가지이니 아무렴 어떠랴 싶기도 하지만, 자신을 돋보이려 하지 않고 다른 산을
높여 주는 산의 겸허한 미덕을 확인하곤 한다.
주말 오후 검단산을 오르다가 정상을 1km 조금 더 남겨둔 너덜길 바위에서 뒤를 돌아보자 한강
건너편 팔당 쪽에 서 있는 예봉산과 예빈산 산세가 뿌옇게 눈에 들어왔다. 비를 뿌리기 직전이라 쾌청한
산세는 아니었지만, 산봉우리들의 유연한 흐름을 감상할 수 있었다. 바로 아래 만개한 아카시 나무들이
배경을 자청해 주었다. 조금 더 가서 전망대에 이르니 두물머리와 양평 쪽 산세가 구비구비 이어지고
있었다. 여긴 흐린데, 저 산 너머는 멀쩡해 보이는데, 이 또한 산에 올라야 보이는 색다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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