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시원한 의자
Posted 2017. 7.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요즘 검단산 쉼터 주변 얕은 계곡엔 아담한 폭포가 여러 개 흐르는데, 몇몇 곳은 돌을 쌓아 물이
발목 정도 차도록 만들어 놓았다. 계곡물이라 엄청 차갑고 맑아 손이나 얼굴 씻기도 좋지만, 등산화와
양말까지 벗고 서서 피서하기도 딱 좋은 곳이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고(여기서 경마는 競馬가
아니라 牽馬, 즉 고삐 잡아줄 사람을 말한다) 시원한 계곡에 들어가면 잠시 앉고 싶어지는데,
사람 마음이 비슷한지 누군가가 적당한 통나무를 세워 놓았다.
바위도 있지만 물에 젖기 쉬워 통나무를 들고 와서 의자 구실을 하게 했는데, 모양이 딱이었다.
새벽녘에 내린 비로 젖어 있었지만, 말라 있을 땐 발 벗고 들어가 앉아서 쉬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
딱 좋은 자리였다. 지름이 두 뼘 정도 되는지라 땅속에 박히지 않았어도 쉽게 흔들리지도 않고, 아주
높은 키도 아니어서 잠깐 발 담그고 더위를 식히기엔 이보다 좋은 데가 없겠다 싶다. 게다가 주변
풍경까지 근사해, 요 근래 내가 본 것들 가운데 가장 시원한 의자 되시겠다.
'I'm wandering > 동네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나무 1담쟁이 (0) | 2017.08.02 |
---|---|
흐린 날의 산행 (2) | 2017.08.01 |
뿌리 터널 (0) | 2017.07.30 |
악어 벤치, 기린 의자 (0) | 2017.07.16 |
돌무덤인가 했더니 (1) | 2017.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