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 그런 산정석(山頂石)
Posted 2017. 8. 1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덕풍골 학유정 약수터에서 하남위례교로 외곽순환도로 위를 건너 남한산성까지 이르는 위례둘레길을 걷다 보면 이성산성 유적지를 만나고, 조금 더 가면 이성산 정상에 이르른다. 이 산 높이는 자그마치 209m인데, 앞에 1자가 빠졌거나 뒤에 0이 하나 덜 붙은 게 아닌, 액면 그대로 세 자릿수 209m니 말 그대로 아담한 전형적인 동네산이다. 주위가 호젓해 산책하기 딱 좋은데, 아담한 산이다 보니 정상을 구분하기 어려워서인지 산불 감시탑이 세워져 았고, 산 이름의 재밌는 유래를 적어 놓은 안내판이 서 있다.
그 옆엔 전엔 없던 산정석(山頂石)을 세우려는지 산 이름과 높이를 새긴 돌비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공사가 한창인데, 이 쪼만한 산에도 이런 산정석을 굳이 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땀 흘리고 산에 올라와 정상에서 인증샷 남기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어째 209m 앞에서라니 높이를 가리고 찍기도 그렇고 조금 쑥스러울 것 같다. 전형적인 과유불급인데, 혹시 누군가 티 안 내면서 앞의 2자를 8자로 만들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이런 산정석, 쫌 그렇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