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산 저수지
Posted 2017. 8.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가히 살인적이었던 더위가 조금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무덥고 후덥지근한데, 동네 약수터에
물뜨러 갔다가(일주일에 한 번씩 12리터 들이 두 통씩 떠다 먹는다) 시간 반 트레킹을 했다. 등산화를
신고 배낭을 매고 살짝 숨이 차오르는 오르막길도 있었으니 등산을 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약수터에서
외곽순환도로 위에 나있는 다리를 건너 다녀오는 이성산은 209m 높이의 야산 수준인지라 한여름
오후에 둘레길 산책하는 정도의 기분과 약간의 피로감을 선사해 주었다.
이성산 자락은 삼국시대에 이성산성이 있던 자리라 중간중간 유적지 발굴 작업을 해 놓았는데,
그 중엔 저수지 터도 있다. 21×14m 크기니 대규모 저수지라기보다는 연못 정도의 규모인데, 위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아래로 내려가 한 바퀴 둘러보니 제법 저수지 분위기가 난다. 위에서 내려다 볼 땐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였는데, 아래서 올려다 보니 그런대로 규모가 있어 보였다.
땅을 파는 기계가 있었을 리 만무하고 있는 건 사람뿐이니 떼로 달려들어 삽질과 곡괭이질만으로
땅을 파고 사방으로 돌을 쌓으면서 산중 경사면에 이런 저수지를 만들어 산성의 수자원을 확보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전에 봄가을에 왔을 땐 바닥에 물이 없고 잡풀만 나뒹굴어 휑해 보였는데,
장마철 지나 물이 충분하진 않아도 고여 있으니 제법 산중 저수지 분위기가 나면서 여기도 사람 살던
동네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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