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삿포로에서 때이른 피서
Posted 2018. 6. 1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주말과 주초를 끼고 나흘간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북부에 있는 섬 홋카이도에서 때이른 피서를 하고 왔다. 우리보다 위도가 위니까(41-50도) 기온이 몇 도 낮으리란 예상은 했지만, 거의 한여름 날씨에 살다가 거의 늦가을 11월 중하순, 체감 온도는 12월쯤이라 식구들 모두 급당황하면서 혹시나 하고 가져 간 긴 팔 옷으로 무장하고, 북태평양 바람을 맞으며 때론 오돌오돌 떨기도 하다 왔다.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도 아니고 고작 이웃나라 일본인데, 정말 인간적으로 너무했다.^^
토요일 첫날 두 시간 반 걸려 신치토세 공항에 내려 삿포로를 지나 오타루 가는 철도로 이동했는데, 저녁 먹기 전 오타루 운하 시계는 11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바람이 심해 이때 체감온도는 거의 0도 안팎쯤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구경이고 뭐고 바람을 피할 실내가 급해 후다닥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야 했다. 다음날 삿포로에서 머문 호텔 로비 기상예보는 아침 기온이 10도 안팎, 낮기온은 18도 정도였는데, 다행히 귀국하는 날만 비가 왔길래 망정이지 비까지 겹쳤다면 무척 피곤할 뻔 했다.
전날 밤 짐 쌀 때 6월이라 반팔 셔츠들만 넣다가 혹시 추울지 모르니 긴 팔도 넣으란 말에 한여름에 무슨, 하면서 그냥 가져올 생각으로 긴 팔 아웃도어 자켓을 막판에 넣었는데, 나흘 내내 그것만 입고 다녀 안 가지고 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 6월 중순이 되기도 전에 생각지도 않던 이른 피서를 즐기고 왔지만, 그래도 오타루-삿포로-비에이-후라노 일정은 눈과 입을 즐겁게 해 주기에 충분했고, 언젠가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로 손색없는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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