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 사와사키 카이센동
Posted 2018. 6. 1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반쯤 담은 공기밥이 4만원쯤 하는데(3,500엔+8% 세금), 신용카드는 안 되고 현금만 받고, 우리처럼 한 상 가득 먹음직스런 다양한 반찬을 주는 것도 아니고, 좁디 좁은 다찌에서 등받이도 없이 앉아 달랑 미소국 한 공기 주는 데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민나 도로부데쓰(みんな泥棒です) - 모두 다 도둑놈 - 가 절로 나오지 않을까. 홋카이도 여행 첫 날 저녁 오타루 운하 부근에 있는 카이센동(海鮮丼) 집에서 속으로 이 말이 튀어나올 뻔하다가 한두 젓가락 넘기는 순간 삼켰다.
지난 번 도쿄여행처럼 이번 여행에서도 맛집을 담당한 g가 첫 끼로 데려간 데는 카이센동으로 유명한 사와사키 수산이었다. 위에 얹는 횟감 재료에 따라 천 엔쯤 덜 받는 메뉴들도 있었지만, 넷 다 이걸 시켰는데, 한 마디로 밥 공기 위에 차린 화려하고 우아한 해산물 부페가 따로 없었다. 조금 비싸지만 한 번쯤은 먹어주는 호사를 누리는 경험을 해볼 만한 음식이었다(스테이크도 먹는데^^). 참치와 연어에 연어알과 성게알이 얹히고, 생새우와 게살이 콜라보를 이루는 황홀한 만찬이었다.
유명세를 타는 맛집들이 그렇듯이 이 집도 주방과 디귿 자 형태의 다찌가 전부인, 열 명 정도가 붙어 앉는 아주 작은 하꼬방이었다(1층 미닫이 문 보이는 데가 전부). 자연히 식사 시간엔 한 시간은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는데, 다행히 빈 자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추천한 맛집 인증(2017)을 붙여 놓았는데, 우리가 간 식당들 몇 곳에서도 볼 수 있었다.
비주얼은 푸짐해 보이고 실제 작은 양은 아니지만 양이 많은 남자들에겐 조금 부족할 수도 있는데, 대개 여행지에선 주전부리와 야식 포함 기본 너댓끼씩은 먹게 되니 - 우리도 먹은 다음 이자까야를 들렸다^^ - 양은 큰 문제가 안 되고 환전해 간 실탄 사정만 고려하면 되겠다(일본 식당들이나 상점들 가운데는 현금만 받는 곳이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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