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onport의 오래된 책방
Posted 2010. 12. 4. 09:19,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데본 포트의 거리는 그리 긴 편이 아닌데도 서점이 대여섯 군데나 있었고 도서관도 있어 놀라웠다. 그만큼 찾는 이들이 있다는 말이고, 이 거리의 문화적 수준이랄까 오클랜드 시민들의 교양을 짐작하게 해 주었다.
그 중 서점 이름도 데본포트 빈티지 책방이란 데가 단연 눈에 들어왔다. 빈티지란 이름에서 짐작되듯 중고 서적과 옛날책들을 파는 오래된 책방이었다. 모르긴 해도 단골이 꽤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주인장도 책방에 어울리는 노인장이었다. 선생이 나오는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겠냐고 청하니 흔쾌히 환하게 포즈를 취해 주신다. 이런 요구를 가끔 받는 것 같았다. 이런 책방은 구석구석 보물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커서 머무는 시간만큼 얻는 게 많을 것이다.
한쪽 코너엔 키 작은 4층 책장에 양장본들만 모여 있는데, 하나같이 고풍스럽고 애서가들과 책벌레들의 손때가 묻어 있었다. 일일이 펴보지 않고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림이 됐다.
이 거리엔 화랑도 몇 곳 있었는데, 그 중 직접 그림을 그리는 화백이 운영하는 싱클레어와 바클리 갤러리에 들어가 봤다. 마침 로빈 바클리 화백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듯, 그림을 항공화물로 안전하게 운송해 준다는 안내말도 있었다. 로빈 화백은 유화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데, 이런 그림은 감상하기도 좋아 한 장쯤 살까도 생각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참았다.
바닷가 벤치에 오클랜드 사람들이 한적한 주일 오후를 즐기고 있다. 직접 그리는 그림도 멋있지만, 이렇게 사람이 만들어내는 풍경도 좋은 그림이 된다. 산책하는 연인들, 조깅하는 여성들, 너른 잔디밭에 가족과 둘러앉아 쉬는 사란들, 그리고 낚시하는 사람들로 데본포트는 살아 있었다.
아, 이 동네의 주인을 빼먹을 뻔 했는데, 갈매기과의 부리와 꼬리색이 다른 새들도 유유히 주일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녀석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마냥 무슨 상념에 젖어 있는 건가.
해인은 데본포트를 걷다가 시간이 남으면 페리를 타고 오클랜드 시내로 건너가 구경하다가 거기서 만나도 된다고 했는데, 페리를 한 번 타 보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았다. 페리 위에서 바닷 바람을 느끼며 스카이 씨티를 중심으로 스카이 라인이 그런대로 괜찮은 다운타운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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