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류 지질공원
Posted 2011. 4. 14. 11:06,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아침 비행기로 와서 오후 비행기로 돌아가는 2시간 조금 더 걸리는 그런대로 괜찮은 2박3일 여정이지만, 공항 오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온전히 하루를 쓸 수 있는 날은 둘째날 밖에 없다. 우리는 타이베이 근교의 유명 관광지 예류와 지우펀까진 같이 움직이고, 저녁 시간엔 청춘들은 노을이 멋있는 단수이로 가고, 우리 부부는 시내에 머물렀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예류까지는 버스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다. 버스에서 내려 해산물 식당들을 지나 집어등과 통발을 산더미처럼 갖춘 고기잡이 배들을 구경하면서 10여 분 걸으니 공원 입구가 나왔다. 조금 늦으면 사람들에 치여 제대로 구경 못한다길래 일찍 움직였는데도 주차장엔 벌써 관광버스들이 가득했다. 이쯤 되면 기대 반 걱정 반.
예류는 해변에 돌출되어 있는 곶으로, 깊은 바닷속에 있던 바위와 암석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해면 위로 나오면서 바람과 바닷물로 인한 해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기암석들 때문에 유명해졌다.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우리는 1, 2구역만 봤다.
가까이 가보니, 어떻게 이런 모양이 나올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기기묘묘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모양에 따라 버섯바위, 촛대바위, 생강바위 등으로 불리는데, 하나같이 그럴듯 했다. 그 가운데 어제 올린 여왕바위가 가장 유명하다.
개중엔 바위 형상으로 돌출되지 않고 아래로 파여 물 웅덩이를 이루기도 하는데, 튀어나온 바위도 멋있지만 이렇게 움푹 들어간 곳도 흥미롭다.
멀리 전망대가 보이는데, 아마도 공중에서 내려다 보면 해안에 거북이떼나 물개들이 올라와 노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아닌 게 아니라 어떤 곳은 물개들이 물에서 올라와 몸을 말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코끼리가 긴 코를 바닥에 늘어뜨리고 휴식을 취하는 것 같은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다들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진에 담기 바쁘고, 감탄을 연발하는데, 이런 멋진 곳이 입장료가 50원(2천원)밖에 안 하니, 이네들의 인심이 후한 건지, 아니면 통이 큰 건지 모르겠다(우리 같으면 만원은 족히 받았을 것 같다). 로즈매리도 몇몇 바위 앞에서 새로 산 청색 컨버스 슈즈에 힘을 준다.
한 시간 반 정도 머물렀는데도 1구역만 제대로 보고, 2구역은 대충 훓고, 3구역은 오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많은 단체관광객들이 몰려와 난곳 방언으로 떠들어대는데, 한국 관광객들도 제법 많아 보였다.
다음에 다시 타이베이를 찾게 된다면 이 곳 예류는 반 나절을 보내면서 여유있게 구경한 다음 해산물 식당에 들려 요리를 먹으면서 느긋이 즐겨야 할 곳이었다. 아니 2박3일이 아니라 4박5일쯤 오면 좋겠구나.^^ 이번엔 그렇게 못하고, 아쉬운대로 황금어와 멸치, 새우 등을 말린 건어물만 두 봉지 사 와서 밤마다 TV 볼 때 주전부리하면서 예류를 추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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