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우펀
Posted 2011. 4. 1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3월 30일 오전의 환상적인 예류 구경을 마치고, 지우펀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많이 걸어 다리도 아픈데다, 밥때가 지났지만 점심은 지우펀 가서 먹기로 해서 다들 멍때리고 있다.
서 있는 두 사람은 이번에 일정을 짜고 여행을 주도했는데, 가이드북에, 프린트해 온 자료들을 보면서 조사했던 버스가 안 올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기다리던 버스를 타고 기륭으로 가서 다시 갈아타야 했는데, 지우펀 가는 버스, 디따 이뻤다. 색깔도 예뻤지만 창문도 춤추고 있었다.
드디어 지우펀. 올드 스트릿(Old Street)은 인사동과 삼청동을 합해 놓은 것 같았는데, 좁은 골목 양편으로 각종 먹을거리며 기념품 가게가 끝없이 이어졌다. 여섯 명이 함께 다니기엔 무리일 것 같아 둘씩 나눠 취향대로 구경하고 사 먹다가 두 시간 뒤에 만나기로 했다. 근데, 두 시간도 짧더군.^^
블로그들마다 지우펀은 오후 늦게 와서 홍등에 불이 켜지는 것을 보고 야경을 즐기다 돌아가라고 돼 있는데, 단수이 일정을 잡아놓은 우리는 아쉽게도 타이베이로 돌아와야 했다. 누가 알았냐고, 지우펀이 이렇게 멋진 곳인지. 어쩔 수 없다. 예류를 여유 있게 돌아보기 위해서나 지우펀의 야경을 경험하기 위해서라도 타이베이 드림(Taipei Dream)은 계속되어야 한다.^^
좁고 긴 골목 몇 개를 지나면서 각종 시식이며 눈 구경으로 시간을 많이 보낸 다음 툭 터져 있는 조망 좋은 곳에 이르렀다. 금광을 개발하던 산간지대지만, 오른쪽은 바닷가로 이어지는 풍경 좋은 곳에 지우펀이 있었다.
우리는 초행이라 골목을 구경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지만, 이곳을 잘 알거나 좀 더 긴 시간을 보내러 온 사람들은 전망 좋은 찻집이나 식당에 앉아 여유 있게 풍경을 구경하면서 그들도 기꺼이 풍경이 된다.
가죽 제품 파는 가게가 여럿 눈에 띄었는데, 머천다이저였던 로즈마리가 냄새로 가죽을 구별하고, 투어리스트 아이엠아이는 계산기에 표시가의 50-60%를 누른 다음 양보하지 않는 전술을 구사해 여행 때 메고 다닐 블랙 숄더백과 브라운 명함집을 원하는 가격대에 취하는 신공을 보여준다.
물론 그렇게 해도 위너는 저들일 것일 게다.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저들이 애시당초 밑지고 팔 리는 동서고금에 죽었다 깨도 없는 법이니까. 그래도 흥정이 오가며 윈윈하는 쇼핑은 즐겁기 그지없다.
지우펀이 유명해진 데는 영화의 힘이 컸다. <비정성시>에 나왔던 찻집이 있는 계단길을 안 밟아봤다면 지우펀을 간 게 아닌 것이다. 골목 중간에 그리로 내려가는 길이 열려 있었다. 내가 메고 있는 가방이 방금 전에 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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