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Artists
Posted 2011. 7. 1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Colorful Chicago
외국의 도시를 걷다 보면 다양한 거리의 예술가들(Street Artists)을 만나게 된다. 주로 음악을 하는 이들이 많은데, 지지난주 시카고 다운타운에서도 여러 사람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오래된 신문 시카고 트리뷴과 한때 가장 높았던 100층이 넘는 존 행콕이 있는 미시간 애비뉴(Michigan Avenue)는 곳곳에서 거리 연주가들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붙잡아 잠시 멈추게 만든다.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인 듯 머리를 화려한 컬러로 물들인 바이올린과 첼로 2중주를 들려주는 여성들이 악기를 튜닝하고 있다.
관악 4중주를 들려주는 미니 브라스 밴드도 있다. 여성이 껴있는 흑인 4중주팀은 삑사리 하나 없는 훌륭한 관악 중주를 들려주었다. 소리로 봐서 내공이 장난이 아닐 듯 싶었다.
보통은 트럼펫이 있을 만한데, 이들은 트럼본 하나와 색서폰 셋으로 멋진 소리를 만들어 냈다. 잠깐 서서 들어보노라니, 가만히 서서만 연주하지 않고 마치 댄스하듯 왔다갔다 하면서 화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거리만 아니라 지하철도 이들에겐 훌륭한 연주 공간이 된다, 레게 머리를 한 육중한 체구의 연주자가 허리엔 반주음을 내는 아이팟 같은 걸 차고, 스틸 드럼을 두드리면서 멋진 재즈 음악을 들려주었다.
양방향에서 굉음을 내며 들어오는 열차에 맞춰 대개 3, 4분 짜리 음악을 연주했는데, 당장 무대에 세워도 손색없는 실력이었다. 이틀간 저 친구를 봤는데, 팬들을 위해 패션이 바뀌어 있었다.^^
낡은 싸구려 클래식 기타로 로드리게스 풍의 클래식 기타 선율을 들려주는 흑인 젊은이의 손가락은 길고 두꺼워 저 손으로 어떻게 기타를 연주하나 했는데, 기우였다. 정통 기타 주법은 아닌 것 같은데, 그야말로 기타를 자기 맘대로 갖고 놀면서도 현란한 소리를 만들어 내고 즐기고 있었다.
뉴욕과 마찬가지로 시카고도 이들 일정한 수준을 넘는 길거리 연주자들에게 연주 자격증 비슷한 간단한 명찰을 배부해 구역을 인정해 주는 것 같았다. 명찰이 없는 사람들은 명찰이 있는 연주자가 오면 자리를 비켜주어야 한다고 어느 기사에서 본 것 같다.
시카고에서 휘튼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표를 끊고 기다리는 동안 다시 거리를 걸었는데, 오페라 극장이 있는 시카고 리버 다리 위에서 한 노인이 작은 드럼과 드럼통을 두드리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Say USA!"를 연호하게 했다.
독립기념일(Memorial Day)을 앞둔 7월 3일이라 이런 공연을 하는 것 같았는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들 마치 약속이나 한듯 Pedestrian들은 신나게 따라 했다. 나도 살짝 따라해 주었다.^^
거리 예술에 음악만 있는 건 아니다. 얼굴을 그려주는 초상화가들도 많고, 이렇게 물감을 칠하며 거리의 아름다움을 소품으로 만들어 내는 이들도 있었다. 이 이가 그려내는 작품도 멋있겠지만, 길거리 화가의 패션 감각도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다. 옷 색깔에 남다른 포스가 느껴진다.
미시간 애비뉴의 길거리 예술가들 가운데 스타는 단연 이 친구였다. 모자부터 양복, 구두까지 온통 은색으로 칠하고 마이클 잭슨 스타일 춤을 추다가 한동안 멈춰서서 긴장과 흥미를 자아내는 이 친구의 공연은 사람들을 긁어 모은다. 이 친구에 대해서는 따로 한 번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마임꾼이었다.
이들의 수고에 청중들은 1달러 지폐나 동전 몇 개로 화답했다. 악기 케이스나 작은 Thanks통을 사람들은 외면하지 않았다. 수십 달러를 내야 하는 공연은 아니지만, 이들의 열정과 실력 그리고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로 시카고 거리는 빛나고 있었다. 그래서 Colorful Chicago!
'I'm traveling > Colorful Chicag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1계명 - You Shall Eat Chicago Pizza (4) | 2011.07.15 |
---|---|
Chicago Tin Man (4) | 2011.07.14 |
오리지날 시카고 피자를 맛보다 (22) | 2011.07.04 |
미술관과 공원을 걷다 (2) | 2011.07.03 |
해인과 폴모가 합류하다 (4) | 2011.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