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작업차
Posted 2011. 7. 1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Colorful Chicago
어찌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는 꽤 유용할 뿐더러 꼭 필요한 것들이 있다. 시카고 다운타운에 있는 그랜트 파크(Grant Park)에서 열린 음식축제(Taste of Chicago)는 풍성한 먹을거리와 몰려나온 인파는 물론이고, 부스 설치와 행사 진행 등을 돕는 다양한 차량들이 눈길을 끌었다. 길다란 판자와 아치를 들어올리고 고정시키는 다용도 작업차가 눈에 띄었다.
길다란 컨테이너는 운반용으로도 유용했지만, 저렇게 부스 옆에 세워두니 창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온도와 습도도 조절되고, 우리 단위로 금세 환산되진 않지만 4백만 sq ft. 크기의 컨테이너까지 등장한 걸로 봐서 행사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데, 디자인도 눈에 확 띄는 게 달리는 광고판이 따로 없다.
시민과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축제엔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구급요원들도 긴장하며 스탠바이해야 한다. 앰블런스와 소방차 스쿠버팀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그랜트 공원과 미시간 호는 지척에 있다.
그랜트 공원에서 10분쯤 걸어가면 네이비 피어(Navy Pier)가 나오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만큼 시카고 시티투어 2층버스 티켓판매용 미니 차량이 이동하면서 손님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투어 버스가 오픈된 데커 형식이라 이것도 데커 형식이다. 티켓 창구가 건물이 아니라 이렇게 움직이는데다가 앙증맞은 빨간색이어서 특이했다. 하여간 마케팅의 귀재들이다.
캠퍼스의 방학은 학생들에겐 꿈같은 휴식 시간이지만, 학기중 보수를 미뤄두었던 시설을 손 보기에 적당한 때다. 휘튼대학 미식축구장과 트랙에 높이 무언가를 설치하거나 할 때 쓰는 고가 사다리 역할을 하는 작업용 차량이 서 있다.
이런 차는 동력이 무엇일지 궁금해지는데, 다른 차에 매달아 이동할 수도 있을 것이고, 옆에 배터리 같은 게 보이는 걸로 봐 자체적으로 사다리를 폈다 접었다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윗칸의 작업공간이 제법 크다.
숙소 창밖으로 소리가 나서 내다보니 잔디 깎는 차다. 조종하는 친구는 소음을 막기 위해 귀에 헤드폰을 꽂고 작업에 열중이다. 잔디 위에 난 흔적을 볼 때 열심히는 하지만 A급은 아닌 것 같다.^^
골프 카트 같은 긴 운전대를 가진 차에 짐칸을 만들어 놓았다. 배낭끈 같은 게 달려 있는 걸로 봐 아름드리 나무를 관리하기 위해 병충해 방지 약품을 살포하는 것 같았다. 꽤 무거워 보이는데, 힘들진 않을지 모르겠다.
기어가 눈에 안 띄고 전후진 페달만 있는 걸로 봐 이런 차는 특별한 운전 스킬이 필요하기보다는 발놀림이 중요할 것 같다. 작업용 차량임을 입증하듯 핸들에 클립이 있어 그날 작업량이 기록된 듯한 메모가 꽂혀 있다.
방학 때 여행 다니는 학생들도 있지만, 캠퍼스에서 일을 하면서 용돈을 벌거나 학비를 조달하는 친구들(Student Workers)도 있다. 1, 2학년쯤 되어 보여 학년을 물었더니 4학년들이란다. 신나고 유쾌하게 일하는 이 친구들은 열심히 일하면서 좋은 여행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차 모양과 컬러가 꼭 장난감 범퍼차 같지만, 차체에 비해 크고 두꺼운 바퀴가 여섯, 힘이 좋아 보이는 게 4륜 구동이다. 카메라를 보더니 편한 포즈를 취해 준다. 이런 차를 뭐라고 부르냐니까 게이터(Gator)란다.
작업용 차는 무엇보다도 힘이 좋아야 하고 적재량이 많을 수록 좋을 것이다. 빨간색이 왠지 파워가 있어 보이고, 2층으로 자재를 실을 수 있도록 데크를 만든 이런 차는 미국인들에겐 아주 익숙한 차일 것이다. 시애틀에 사는 누이네 집에서도 이런 차를 본 적이 있다.
1853년에 세워진 유서 깊은 블랜차드 홀(Blanchard Hall)은 휘튼 대학은 물론 미국 정부가 보존을 위해 힘쓰는 국가 등록 사적(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이다. 이런 건물은 벽돌 하나, 창틀 하나도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 안전을 위해 보행객의 접근을 막는 주황색 펜스가 가볍게 세워져 있다. 감사하게도 저 건물 324호와 222호에서 세 차례 세미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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