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ing with Danielion 4 - La Mama에서 꾸스쿠스를 먹다
Posted 2011. 12. 12.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nosh 마트 구경을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유대인 남편과 사는 쾌활한 중국계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인데, 우리말로 하면 엄마표 식당쯤 되시겠다. 모로코, 이태리, 프랑스 식 빵과 음식을 내는 지중해 스타일인데, 어떤 음식이 나올지 궁금했다.
점심 메뉴는 케밥, 커리, 샐러드 등을 내는데, 메뉴 그림을 읽던 로즈매리가 꾸스쿠스를 시켰다. TV 여행 프로그햄을 보면서 아랍권에서 꾸스쿠스(Couscos)를 주식으로 먹는 걸 보고, 기회 있으면 한 번 먹고 싶었다는 것이다. 잘 모를 땐 옆사람 따라장이가 되는 게 장땡이다. 로즈매리는 치킨으로, 난 비프로 쌀밥 대신 꾸스쿠스만 나오는 걸 시켰고, 해인은 버터치킨 커리를 주문했다.
식사 메뉴 외에도 마카롱도 팔고 여러가지 파이류도 진열돼 있었다. 주문하며 기다리는 동안에 단골인듯한 손님들이 와서 빵을 사 갔는데, 중국계 안주인이 어찌나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은지 음식보다도 그녀의 말 듣는 재미로도 올 것 같아 보였다.
식탁 위에 놓인 후추통과 소금통 디자인은 어찌 보면 촌스럽기도 하고 은근히 세련돼 보이기도 했다. 우리로 치면 동네 중국집 같은 분위기였는데,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이들도 있지만, 테이크 아웃 해서 가져가는 이들도 제법 되는 것 같았다.
기다리던 꾸스쿠스가 나왔다. 볶음밥 같아 보이는 꾸스쿠스는 생긴 건 수수 비슷했는데, 생각보다 찰기는 없었다. 원래는 밥과 함께 조금 나오는데, 우린 쌀 대신 꾸스쿠스로 채워 달라고 주문했다. 특이한 것을 처음 먹어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다.
식당 한 구석에 돌로 만든 물고기가 걸려 있고, 또 다른 구석엔 돌항아리가 서 있었다. 물고기와 돌항아리는 복음서에 나오는 전형적인 이미지다. 베드로는 갈릴리 바다에서 두 번 만선의 기쁨을 누렸는데, 구워 먹으면 맛이 좋았을 것 같은 저런 물고기였을 것이다.
돌항아리는 가나의 혼인 잔치를 떠올리게 한다. 물을 부으면 80-120 리터가 들어갔으니, 와인병에 담으면 100-150병이 나오는 돌항아리가 6개 있었다. 예수님은 물을 프리미엄급 와인으로 바꾸셔서 잔치에 온 사람들을 놀라게 만드셨다. 만 원 안 되는 하우스 와인을 마시다가 10만원쯤 되는, 아니 그 이상의 최고급 와인이 끝도 없이 나왔으니 잔치 분위기는 더 달아오르고 신나고 흥겨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 풍성해지는 우리 여행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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