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트레킹5 - 구름
Posted 2012. 7. 2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Wow! Grand Canyon우리가 서 있는 곳이 2천 미터가 넘는 산악 지대다 보니 그랜드 캐년의 날씨도 하루에 몇 번 변할 가능성이 있었다. 우- 하- 포인트까지 기억에 남을만한 하이킹을 하고 있는데 70세는 돼 보이는 국립공원 유니폼을 입은 자봉 할머니들이 저쪽에서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인사를 건네주었다.
우- 하- 포인트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는데 과연 저 건너편에서 먹구름이 슬슬 몰려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하이킹을 마칠 때까진 일기가 변하지 않았고, 작열하는 햇볕과 이글거리는 지열을 물 한 병으로 견뎌내야 했다.
쉽게 오기 어려운 그랜드 캐년을 맑고 화창한 날씨에 온전히 구경할 수 있었던 것도 지내놓고 보니 큰 행운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만약 아침부터 비가 왔다면 꼼짝없이 비 내리는 그랜드 캐년을 아쉬워하며 볼 수밖에 없었을 테고, 그 나름의 묘미는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맑게 갠 날 보는 것만큼은 못했을 것이다.
전날부터 운전하고 오는 동안 Shiker님은 애리조나의 구름이 특이하다면서 마치 사워하듯 내려쏟아지는 구름이 아주 인상적이라고 해서 어떤 건가 궁금했는데, 그게 어떤 건지 조금 구경할 수 있었다.
하늘하고 조금 더 가까운 곳이어서인지 저 멀리서 비를 쏟아붓고 있는 샤워하는 구름을 볼 수 있었고, 이 구름은 얼마 뒤에 다른 각도에서 그랜드 캐년을 조망하려는 우리를 쫓아 오더니 세차게 비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랜드 캐년에서 잠깐 비 좀 맞았다.
데저트뷰(Desert View) 포인트에서 만난 소나기는 그랜드 캐년의 또 다른 전망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진 않았지만, 워치 타워(Watch Tower) 안에 머물면서 이곳의 원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의 그림 세계를 구경하게 만들었다.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바깥의 경치에 취해 건성으로 훑고 지나갔을 수도 있었을 텐데, 비를 피해 들어간 곳에는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인디언 문양과 그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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