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전망대
Posted 2015. 4.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어떤 산은 정상에 올라가도 정상 표지석 하나 없고 잠시 머물러 앉을 데도 변변찮아 산 높이나 유명세에 비해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궁색한 지형을 이루기도 하지만, 대체로 산꼭대기는 여러 명이 서 있거나 앉아서 잠시라도 등정(登頂)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며 쉬었다 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가진 데가 많다.
내가 가 본 데 가운데 미국 요세미티의 하프돔, 케이프타운의 테이블 마운튼 같은 산은 정상부가 축구장 몇 개 크기라느니, 걸어서 왕복 한 시간은 된다느니 하는 식으로 마치 고원지대라도 되듯이 광활했다. 동네산 가운데도 하남 검단산은 족구를 해도 될 정도로 넉넉하며, 예봉산, 예빈산, 운길산 같은 팔당 산들도 여러 명이 둘러앉아 쉬며 사방으로 주변 전망을 볼 수 있게끔 정상부가 어느 정도 공간이 있다.
사무실 앞에 있는 모락산은 국기가 걸려 있는 정상은 두어 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좁지만 그래도 주변에 바위 몇 개가 있어 그런대로 정상 분위기를 맛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에 가 보니, 정상 주변에 전망대가 두 군데 설치돼 있었다. 한쪽은 바위들 위로 데크를 놓아 제법 전망대 분위기까지 내고, 다른쪽은 바위 구간에 철봉을 박고 3단 로프 펜스를 설치해 가까이 접근이 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다.
전엔 없던 전망대가 설치되면 분위기가 확 바뀌는데, 일단 아무것도 없던 때에 비해 뭔가 있어 보인다. 또 전망대까지 가는 길도 계단을 놓는다든지 해서 접근이 가능하도록 정비를 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정상으로의 접근이 수월해진다. 아무래도 손을 댔기 때문에 부득불 이전보다 자연스럽고 호젓하던 맛은 조금 떨어지는데, 이것도 몇 번 가다 보면 이내 적응이 된다. 전망대에 서는 재미를 맛보기 위해서라도 한 번 더 모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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