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보수
Posted 2013. 6.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매해 봄이 되면 겨우내 파손되거나 약해진 등산로를 정비하는 손길들(4/19/11)이 있다. 올해의 모락산 등산로 정비는 조금 늦어져 5월 말에 실시됐다. 제대로 된 새 나무로 튼튼한 계단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아무래도 돈과 인력이 드는 큰 공사인지라, 보통은 주변에 있는 나무들 가운데 두께나 길이가 맞는 것들을 대충 엮어 활용하곤 한다.
이럴 때 중요한 건 나무못인데, 제법 굵은 나무들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적당한 간격으로 박아서 나무 발판을 지지하도록 땅에 박는다. 보통은 양쪽에 하나씩, 그리고 가운데 하나를 박지만, 지형 구조에 따라 좀 더 촘촘하게 박아두는 곳도 있다. 나무못이다 보니 껍질이 벗겨지기도 하고, 반으로 갈라진 것도 눈에 띈다.
나무못을 박은 다음엔 움직이지 못하도록 흙을 다져 놓기도 하는데, 나무 발판과 흙 사이가 너무 떠 있는 경우엔 납작한 돌을 궤어놓기도 한다. 하여튼 작업하는 곳 주위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재료들을 구해 쓰는 것 같았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도록 흙을 새로 파서 덮어주기도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바람에 쓸려나가기도 하고, 등산화나 등산 스틱에 파여 느슨해지는 게 이들의 운명이다. 어떤 나무엔 나무못을 일곱 개나 촘촘히 박아 놓기도 했다.
내가 산을 찾은 시간이 점심 때라, 등산로 보수 공사를 하던 이들도 한쪽에서 점심을 먹거나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일꾼만 아니라 장갑과 톱, 해머 등도 오전 일과를 마치고 한 자리에 모여 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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