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다리, 찌라시 나무
Posted 2015. 2.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팔당역에서 출발하는 예봉산 등산로 입구 나무다리는 양쪽 난간 가득 산악회에서
매달아 놓은 찌라시들로 다닥다닥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몇 개만 붙어 있으면 가서
읽어볼 텐데, 웬 놈의 산악회가 그리도 많은지, 너무 많이 붙어 있어 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아마도 일일이 보고 가라기보다는, 눈에 띄는 산 이름이 보이면 한 장씩 빼서 갖고
가서 보라는 용도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찌라시마다 눈비에 젖지 않게 하려고 얇은
비닐을 씌워 놓았고, 한 장씩 빼갈 수 있도록 아랫쪽이 터져 있었다. 아이디어 하나는
기발해 보였다. 등산로에 나붙어 있는 찌라시들 (5/22/10)
한라산이나 지리산, 울릉도를 위시해 지방의 이름난 산 이름들이 보이는 가운데,
중간중간 중국과 일본의 산 이름과 함께 네팔도 눈에 띄었다. 아마도 산행 일정이
끼어 있는 여행 코스도 모집중인 것 같았다. 예봉산에만 이 정도니, 전국의 웬만한
등산로 입구마다 이런 찌라시들이 붙어 있을 텐데, 찌라시를 보고 응하는 등산객들이
생각보다 많은 모양이다.
찌라시 다리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인지 다리 건너 나무에까지 찌라시들을
덕지덕지 걸어 놓았다. 이건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찌라시 나무다. 찌라시 나무는
사계절 모두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요즘 같이 잎이 다 떨어져 가지만 남았을 때 오히려
가장 빛나는 것 같았다. 다 좋은데, 그저 겨울 한철 깨끗이 장사하고 나무가 상하지
않게 해서 봄이 되면 다시 새 잎이 주렁주렁 달리면 좋겠다. 리본 나무들 (10/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