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니가 사는 동네
Posted 2015. 9.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내가 사는 하남은 검단산과 함께 한강을 끼고 있는데, 팔당대교 옆으로 서울로 이어지는
강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돼 있다. 오랜만에 토요일 오후에 산 대신 강변 산책을
나섰더니 원시 습지처럼 울창하고 무성한 강변 숲이 눈 앞에 펼쳐졌다. 저 나무들 뒤론 한강이
흐르고, 강 건너는 팔당 예봉산, 적갑산이 서 있는데, 십 년 넘게 산책로 주변을 관리하면서
강변 출입을 막아서인지 제법 볼만한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한강 수질도 개선되고 강변 습지도 마련되면서 오리는 기본이고 천연기념물로 보호 받는
커다란 고니까지 서식하는 동네가 됐는데, 산보객 중에 모험심은 강하지만 생각 없는 이들이
있는지 그들의 가벼운 행동을 제어하는 펼침막들이 군데군데 붙어 있다. 강가로 내려가지
말자는 캠페인을 이런저런 말로 나름 친절하게 호소하고 있었다. 뒷편에 공사 중인 곳은
신세계에서 하는 유니온 시티라고, 내년에 동양 최대 아울렛이 들어설 자리다.
그래서 그런지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산곡천에도 고니가 올라오고, 팔당대교 아래는
수십 마리가 날아와 군락을 이루며 물고기 잡아 먹는 풍경이 보이기도 했다. 그 동안 해가
있을 땐 주로 검단산과 강 건너 예봉산에 가고, 이 산책로는 가끔 저녁 먹고 밤에나 다녀
이런 풍경을 가까이 두고도 만끽하지 못했다. 습지 구경도 하고, 큰 고니도 관찰할 겸
종종 나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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