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샘, 뚫린 샘
Posted 2012. 6.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지지난주 토요일 오랜만에 로즈마리와 산곡 방면으로 검단산을 오르다 보니, 지난
몇 년 동안 한 번도 막힌 적이 없이 잘 흐르던 산곡샘이 언제부터인지 막혀 있었다. 몇 달
전만 해도 아무 문제 없이 잘 흘러내려 지친 등산객들의 목을 축이게 하고 사시사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풍경이 됐었는데,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다.
겨울철도 아닌데 잘 나오던 물이 막히자 대나무 관도 부식되고, 물 받는 수반에도
이끼가 끼면서 주위도 웬지 어수선해 보였다. 산곡초등학교부터 30분은 족히 숨이 차
오르고 땀을 흘리며 올라와야 만나는, 제법 높은 곳에 있어 아주 요긴한데다 참 시원하고
물맛까지 좋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던 곳인데 안타까웠다.
혹시나 해서 조금 더 올라가 급히 확인해 보니 다행히 검단샘은 여전했다. 물도 잘
흐르고, 수반도 깨끗하고, 주위도 활기 있는 약수터 풍경 그대로였다. 한 바가지를 떠서
로즈마리와 나눠 마셨는데, 물맛도 여전히 괜찮았다. 로즈마리가 올라오면서 중간중간
마시고 1/3쯤 남은 물통의 물을 쏟고 새로 한 병 받았다.
두 샘 사이는 5분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어 늘 어디서 목을 축일까, 어느 물을 받아갈까
즐거운 고민을 하게 했었는데, 멀쩡하던 샘이 하나는 막히고 다른 하나는 여전히 흐르는 게
안타깝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산곡샘 사철 풍경 (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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