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시 교토2 - 요지야 말차 라떼
Posted 2016. 5. 1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
요즘은 어딜 여행 가든 일단 블로그들부터 뒤져보게 되는데, 교토 여행객들의 Must go 카페 중 하나로 말차 라떼(green tea cappuccino)로 유명한 요지야 카페 얘기가 많다. 젊은 세대는 잘 모르겠지만, 혹시 조금 연식이 있는 분들은 요지 하면 옛날 어른들이 진지 드신 다음에 요지(楊枝) 하나 다오, 하시던 말씀을 떠올릴 수 있을 텐데, 맞다. 옛날에 이쑤시개 만들던 집이라고 한다.^^
이름 못지 않게 이 집을 유명하게 만든 건 로고로 삼은 요지야 상인데, 카페 안쪽에 딸린 기념품샵의 기름종이와 유자립밤, 미니 손거울과 손수건 등 각종 상품들에 디자인돼 있다. 100년이 넘는 역사와 함께 교토 시내 여러 곳에 샵이 있는데, 우리는 은각사 근처에 있는 카페를 찾아 갔다. 다다미방에 앉아 넓은 창을 통해 정원을 바라보며 차한 잔 하는 여유는 이 집이 주는 특별한 매력 가운데 하나로, 참 아늑하고 안온한 느낌을 주었다.
이 집에선 열이면 열 호또(hot)와 아이스만 차이가 있을 뿐 말차 라떼(670엔)를 시킨다는데, 개인별로 작은 다탁(
아이스 라떼 컵에 켜켜이 색을 내고 말차 가루로 그린 얼굴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맛보기가 송구할 정도로 일본적인 라떼 아트에 여기저기서 경탄의 목소리와 셔터 누르는 소리가 들려 온다. 우리도 이런 저런 조합으로 연신 사진을 찍었는데, 아내는 그 동안 보기만 하다가 현장에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겸험으로 살짝 고무된 분위기다.
넓은 다다미방에선 한쪽 방향을 바라보며 앉게 되는데, 잘 가꾸어진 정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하늘색 기모노를 입은 여성 하나가 정원을 거닐길래 창 안에 맞춰 나오도록 구도를 잡는다는 게 타이밍을 놓쳐 살짝 숨는 풍경이 잡혔다. 스미마셍,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물론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정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2층에도 자리가 있다.
차를 마신 다음엔 밖으로 나가 정원을 잠시 걸었는데, 그리 넓지 않은 가정집 같은 정원을 군데군데 돌과 나무로 아담하게 잘 단장해 놓았다. 깨끗하다기보다 깔끔하기가 이를 데 없었고, 자연스러움과 가벼운 꾸밈의 콜라보가 참 보기 좋았다. 정원 안쪽엔 기념품샵이 있어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물건들을 구경하게 만들었다. 타원형으로 놓은 특색 있는 툇마루에 앉아 보고 싶었지만, 다리가 약간 부실해 보여 눈으로만 즐기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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