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부두르 사원
Posted 2010. 5. 21. 09:18,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석가탄신일 휴일을 맞아 이 땅은 아니지만 내가 가 봤던 불교 사원 하나를 소개하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어
사진 파일을 뒤적거렸다. 2005년부터 작년까지 세 차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다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중부 자바의 족자카르타(Jogjakarta)란 대학도시를 갈 일이 있었다. 일정 중 짬을 내
들른 곳 중 하나가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이다.
열대의 울창한 숲 사이로 거대한 건축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9세기에 세워졌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규모에 입이 벌어진다. 웬만한 거리에서는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는데, 얼추 봐도 10층은
되어 보인다. 하늘에서 둘러보면 더 장관이었을 것 같다. 정방형으로 된 사원은 돌계단을 한 층 한 층
구경하면서 올라가게 되어 있다.
아래층 네 층은 부처의 일생과 행적 그리고 가르침이 정교하게 새겨진 엄청난 규모의 부조를 시계방향으로 감상하며 오르게 되어 있다. 경전을 읽지 않더라도, 읽을 수 없던 사람들에겐 신앙심을 일깨우는 효과적인
도구였을 것이다. 군데군데 훼손된 곳이 많았지만, 워낙 규모가 커서 대충 한 번 둘러보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적도의 한낮 태양만 아니었다면 족히 몇 시간은 살펴봄직한 예술이었다.
보로부두르란 이름은 몰라도 이 사진으로 인도네시아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유명한 스투파(Stupa)를
직접 보고 만져봤다. 스투파는 부처가 들어 있는 종 모양을 하고 있는데, 손을 넣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오랫동안 화산재와 열대 밀림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이에 부처들은 많이 도난당하고 훼손돼
있었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는 모양새는 주변 산과 어울려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기에 손색없었다.
인도네시아는 잘 안 알려져 있지만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로 빤짜실라(Pancasila)란 독특한 종교정책을
인도네시아는 잘 안 알려져 있지만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로 빤짜실라(Pancasila)란 독특한 종교정책을
갖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누구든 주민등록중에 종교를 기재해야 하고,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 자기의
종교를 강권해서는 안 되게 되어 있다. 일면 종교자유가 있어 보이지만, 90%에 달하는 이슬람 인구에게
선교하기가 그만큼 어렵다고 한다. 6, 7년 전에 강력한 쓰나미가 일어났던 아체(Ache) 지역은 매우 강경한
무슬림 지역이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태어나면서부터 이슬람인 온건 이슬람들이라고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문화유적을 구경 온 무슬림 여인들이 흔쾌히 순박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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