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동반 점심정식
Posted 2010. 3. 24. 15:26,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점심 산책을 백운호수까지 걸어갔다 돌아오는 코스를 택했다. 여직원들은 점심 산책을 즐기지 않아 남자만 셋이 걸었다. 1년 가까이 함께 산책하는 멤버들인데, 산책 후 주로 계원대학 교직원 식당의 3천원짜리 밥을 먹는다. 언젠가 그 중 하나가, 우린 (다른 직원들에 비해) 밥값을 아끼는 셈이니까 가끔은 괜찮은 식사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셋 다 좋은 생각이라며 맞장구쳤지만, 실제로 점심시간에 다른 식당을 찾아 가서 먹게 되진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모처럼 백운호수 초입에 있는 중국집 <동반>으로 향했다. 수타면을 잘 하는 집인데, 메뉴판에 점심 정식이 만이천 원이라길래 이걸로 하자고 했더니(만오천 원 짜리도 있고, 그 위도 있다), 동행한 둘은 짜장면 먹는 줄 알고 왔다가 웬떡인가 하는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래, 가끔은 이렇게 먹어주자고~
1번 타자는 게살 스프. 밥공기만한 그릇에 절반쯤 담겨 나왔으니 적은 양은 아니다. 따뜻하고 약간 간이 있는 게 애피타이저로 손색없었다.
2번 타자는 중국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탕슉. 잘 튀겨졌고, 양도 꽤 된다. 쏘스가 강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사무실에서 시켜 먹는 탕슉에 비하자면 월등한 맛이다.
3번 타자는 고추잡채와 꽃빵. 사실은 이걸 보고 이 코스를 시킨 건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름과는 달리 피망잡채에 가까웠는데, 고기와 야채가 잘 섞여 볶아졌고, 조그만 새우도 몇 개 눈에 띈다. 꽃빵을 찢어 싸먹으니 슬슬 배가 불러 온다.
내가 5종 세트라고 이름 붙인 것들이다.^^ 4번 타자는 메뉴판엔 식사라고 돼 있는데, 짜장과 짬뽕 가운데 고르게 되어 있다. 짜장면도 먹고 싶었지만, 짬뽕을 시켰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크기의 그릇에 청경채와 홍합이 들어간 얼큰시원한 짬뽕이었다. 이 집이 수타면을 잘 한다고 했는데, 면발이 꽤 굵었고, 면발의 쫀득도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쫀득도 점수는 5점 만점에 4.8점, 전체적인 맛은 4.3점 되겠다.
후식으론 껍질 깐 달고 조그만 과일이 하나씩 나왔고, 통유리창으로 내다보이는 백운호수 풍경이 입맛을 돋궈 주기에 충분했다. 만이천 원짜리 정식치고는 수준급이었다. 가짓수만 많고 구색만 갖춘 웬만한 한정식보다 훨씬 나았다. 보통 때보다 먹는 데 30분쯤 더 걸렸지만, 남직원들끼리 봄맞이 회식한 셈 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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