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연가
Posted 2015. 4.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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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과 광주가 갈리는 은고개 엄미리 계곡에서 남한산성 벌봉 가는 길에 커다란
참나무 하나 서 있다. 키만 훌쩍 클 뿐 이렇다 할 특징이 없고, 근처에 비슷한 나무들이
많고, 새 잎이 나오려면 아직 멀어 딱히 눈에 띄진 않는데, 그 앞에 있던 작은 나무가
등산로 확보 차원에서 베어져 나가면서 흔적만 남기는 바람에 둘이 대비되면서
갈 때마다 눈에 들어와 안부를 확인한다.
제법 오래 전에 베이고 깎인듯 반질반질해진 나무는 바로 뒤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키 큰 나무와 너무 붙어 있다는 이유와, 길 안쪽으로 조금 들어와 자라는
바람에 오르내리는 데 조금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그만 둘의 운명이 갈리고 말았다.
크기로 봐선 아예 뿌리까지 뽑히거나 밑까지 바짝 잘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작은 흔적을 남겨 놓았다.
가까이 가서 봐도 두 나무가 확연히 대비되지만, 조금 떨어져서 보면 마치 거인과
땅꼬마처럼 확연히 구분되는데, 얼핏 봐선 훅 지나치기 쉬울 정도로 미미해 보인다.
그런데 재밌는 건 살아남아 위로 쭉 뻗은 키 큰 나무보다 베이고 잘려 형체만 남아
볼품없어 보이는 이 난쟁이 나무가 더 눈길을 끈다는 것이다. 잔인한 공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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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십 년 가까이 다니면서 이제야 슬슬 나무들이 분간될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다.
워낙 이 방면엔 손방인지라 산에 있는 나무들이 다 비슷비슷하게만 보이다가 조금씩
다르다는 걸 비로소 눈치채기 시작했다는 말이지, 나뭇잎, 나무기둥 표면, 열매 등으로
보는 족족 척척 구분해 내려면 앞으로도 한참 걸릴 것이다. 어떤이들에겐 밥 먹는
것처럼 쉬운 일이겠지만, 비슷비슷해 보이는 게 생각처럼 쉽진 않다.
동네산에서 흔히 보이는 나무는 소나무를 빼면 대부분 참나무과에 속한 애들인데,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그리고 갈참나무가 대표선수들이고, 굴참나무, 졸참나무
등이 뒤를 잇는다. 아직 일일이 정확하게 이름을 불러줄 순 없어도 올 한 해 여러 계절을
보내면서 관심 있게 지켜보노라면 어느 정도는 구분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런 거 보면 참 나도 웬간히 슬로 스타터(slow starter)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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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오래 전에 사 두고 안 읽던 책들이 문득 눈에 띄어 손에 잡고 읽을 때가 있다. 변명과 궤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왕왕 구입 시점에 읽지 않고 한참 지난 다음에 읽는 게 외려 나은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읽은 <함석헌 평전>(삼인, 2001)이 그랬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른 다음에 읽으면 순발력과 촉은 조금 떨어져도 그 책이 다루는 주제나 이슈, 관점에 대해 조금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함석헌이 누구인가. 아마도 지금 이삼십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1901년에 태어나 1989년에 서거한 선생은 20세기 중후반을 풍미한 대단한 사상가, 운동가, 아웃사이더 그리고 퀘이커 교도(Quaker)였다. 일제 땐 김교신 선생과 <성서조선>을 만들고, 5, 60년대엔 <사상계>의 주요 필자로, 70년대엔 자신이 만든 <씨알의 소리>로 필명을 날리면서 씨알들을 이끈 대단한 어른이었다(이 저항적 잡지들은 각각 그 시대를 이끌었다) .
이 책은 그에 대한 본격적인 평전으로 처음 나온 책인 동시에 그의 삶과 사상을 다룬 최초의 박사학위 논문이기도 하다. 선생을 따르던 후학이자 퀘이커 교도인 김성수 선생이 1998년에 영국 쉐필드대학에서 영어로 쓴 논문을 저자가 직접 번역, 보완해 함 선생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그가 살았던 20세기 전후반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를 주고 있다. 선생의 저작을 읽기 전에 입문서로 적당했다.
선생의 저작은 한길사에서 1988년에 20권으로, 2009년엔 30권이 전집으로 나와 있을 정도로 방대한데(함석헌 저작집 세트, 전30권), 대표작은 <성서조선>에 연재한 것을 묶은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1950)이다. 1961년에 <뜻으로 본 한국역사>란 제목으로 개정판이 나왔고, 지금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건 전집 마지막권과 2003년 한길사판 단행본이다.
이 책을 읽은 김에 마침 선생과 같은 해에 태어나고 무교회주의자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 1861-1930) 문하에서 함께 배우고 영향을 주고 받았던 김교신 선생(1901-1945) 서거 70주년을 맞아 청어람이 하고 있는 기념 강연(ichungeoram.com/8648)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안방 책꽂이 한켠에 눕혀 둔 전집 가운데 몇 부분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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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별꽃, 실별꽃, 왕별꽃, 긴잎별꽃 등 꽃이름엔 유난히 별꽃이 들어간 게 많다.
대개는 꽃잎 생긴 게 별 같아서 그런 이름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개중에 어떤 건
크기가 밤하늘에 보이는 별처럼 작지만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서 그런 이름을
얻은 게 있을 것 같다.
주일 새벽에 예빈산 직녀-견우봉에 올랐다가 예봉산 율리고개로 내려왔는데,
거의 다 내려왔을 때, 그러니까 허름한 약수터 근처 바위 틈에서 손톱보다도 작은
하얀색 별꽃들이 초롱초롱 귀여운 자태로 살짝 숨어 있었다. 보는 순간, 이건 원래
이름이 뭐든간에 나는 그냥 별꽃이라고 불러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몰려왔다.
하얀 꽃잎이 예닐곱 개씩 나 있고, 꽃을 받쳐주는 풀잎들은 바람개비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주위가 조금 어둑할 때면 밤하늘 은하수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졸지에 이 풀꽃들은 원래 이름이 뭐였든지 간에 내 마음의 별꽃이 되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이 이름이 훨씬 낫다며 개명을 바랄지도 모르겠다.
p.s. 산길에서 본 꽃이 예뻐 사진 찍어 오면 꽃이름 검색해 알아내는 게 여간
어렵고 번거로운 일이 아닌데, 차라리 이렇게 내맘대로 이름을 불러주는 게 훨씬
낫겠다. 뭐, 이름 붙여주는 남자 아담(창세기 2:19)이 되어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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