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의 강의를 들으며
Posted 2015. 2. 25.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차에 aux 케이블을 연결하고 난 다음 출퇴근 각 한 시간 정도씩 아이폰에 다운 받아
둔 팟캐스트를 부쩍 듣고 있다. 그 전까진 클래식 음악이나 뉴스를 주로 듣고, g가 가끔
usb에 수십 곡씩 담아주는 가요를 듣곤 했는데(최근엔 김동률과 토이, 그리고 양희은의
새 노래들과 이런저런 K팝 노래들이 좋았다), 라디오 팟캐스트 프로들을 애청하게
된 것이다. 창비 책다방, 빨간 책방, 뫼비우스의 띠 등이 골든 레파토리다.
이들과 함께 청어람에서 하는 교양강좌와 온라인강좌도 올라오는 제목을 보면서
골라 듣는데, 지난 달엔 반갑게도 박총의 <제국과 천국> 강의 시리즈가 무료로 풀렸길래
네 편을 다운받아 재밌게 들었다. 그 전엔 김상근 교수의 미켈란젤로 강의와 청어람이
시리즈로 기획했던 2009년 종교개혁 관련 강좌 5개도 흥미롭게 들었다.
이 강좌는 박총이 공부했던 캐나다 토론토 기독교학문연구소(Institute for Christian
Studies)의 부부 교수인 브라이언 왈쉬와 실비아 키이즈마트(Brian Walsh & Sylvia
Keesmaat)가 함께 쓴 Colossians Remixed: Subverting the Empire(IVP, 2004)를 한국
IVP가 번역해 낸 <제국과 천국>을 텍스트로 박총이 자유분방하게 2시간씩 5회 강의한
것들 가운데 1-4강을 무료로 푼 것이다.
영서 제목처럼 신약 골로새서를 리믹스해서 쓴 저자들의 사상을 박총은 다시 자기
스타일대로 맘대로 리믹스해서 들려주고 있는데, 그래서 더 듣기 좋고, 실제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 같다. 사실은 전에 IVP에서 보내준 책을 1/4쯤 읽다 말았는데,
박총의 강의를 들으면서 마저 읽을 수 있었으니 뜻밖의 소득이었다.^^
바울이 골로새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는 그의 서신들 가운데서도 얼핏 어렵고 따분해
보여 보통은 잘 안 읽게 되는데, 이 책은 중간중간 빌립보의 루디아(Lydia, 행 16:14)와
닮은 눔바(Nympha, 골 4:15)란 여성 지도자를 내세워 1세기 초대교회 상황을 마치 뱅크스
(Robert Banks)가 <1세기 교회의 예배 모습>에서 리얼하게 그려낸 것처럼 이야기로
각색해 풀어내고 있어 흥미와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나보다 열 몇 살은 더 어린 박총은 복상 시절 필자로 데뷔시킨 인연으로 알고 지내는데,
탁월한 글쟁이인 줄은 알았지만 강의도 막힘 없이 신나게 잘하는 줄은 몰랐다. 전혀
고루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대조/대안적인 관점으로 툭툭 던지며 거침없이 내지르는
그의 강의는 약간 과장하자면, 기독교 진영의 도올 선생쯤 되는 것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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