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다리 으뜸 횟집
Posted 2024. 9.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목요일에 결혼 37주년을 맞았다. 뒷자리에 0이나 5가 들어가지 않아 특별히 기념하진 않았는데^^, 아이들이 저녁을 예약했다며 굽은다리역에 있는 '으뜸 회'란 식당으로 안내했다. 선술집치곤 크고, 일식집이라기엔 수더분한 동네 맛집이라는데, 세 종류의 가격대에 맞춰 시키면 알아서 나오는 집이었다.
육회와 산낙지부터 말아 먹는 광어회 등이 나오고 칼국수와 죽으로 마무리하는 예닐곱 가지가 나오는 실속 있는 식당이었는데, 중간에 랍스터까지 나와 깜짝 놀랐다. 주류와 음료는 냉장고에서 알아서 꺼내면 되는 집이었는데, 테이블마다 빈 병들이 많이 보였다. 가성비가 뛰어난 집이란 소문이 나서 그런지 빈자리 없이 바글거렸다.
마지막으로 나온 칼국수 국물이 어찌나 시원한지 달래 맛집이 아니구나 싶었다. 남은 국물엔 밥과 계란을 넣고 죽을 끓였는데, 리조토를 먹는 것 같았다. 식구들이 간만에 양과 질에서 그리고 가성비까지 별로 흠 잡을 데 없는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엔 커피 대신 배스킨라빈스로 입가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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