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자존심이 있다구!
Posted 2010. 6. 5. 08:52,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지난 일주일 동안 고골 숲길이 나를 흠뻑 매료시킨 것은 주변 산들에선 볼 수 없는 울창한 숲뿐이
아니다. 중간중간 그 나무들과 함께 존재를 빛내고 있는 담쟁이류도 내 눈을 끌기에 충분했다.
어떤 건 나무 아래서만 겸손하게, 또 어떤 건 나무와 키 재기 시합이라도 하듯 길게 자리잡고 있다.
울창한 숲에선 아무래도 담쟁이가 있는 나무들에 조금 더 시선이 머물게 마련이니, 이쯤 되면
울창한 숲에선 아무래도 담쟁이가 있는 나무들에 조금 더 시선이 머물게 마련이니, 이쯤 되면
나무가 담쟁이를 빛내는 건지, 아니면 담쟁이가 나무를 빛내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둘 다인지
쉽사리 구분이 안 간다.
기어오르는 숙명을 타고 났지만, 담쟁이도 아무 데나 기어오르진 않나 보다. 기왕이면 좀 더
튼실해 보이고 잘 어울려 보이는 곳에 자태를 드러낸다. 굳이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심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가치를 아무렇게나 막 굴리지는 않으려는 자존심으로 읽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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