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오리
Posted 2019. 7.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방학에 들어간 계원대 캠퍼스는 한산하다. 한산한 캠퍼스 잔디밭을 오리 몇 마리가
한가하게 거닐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분홍 색깔이다. 가만히 지켜보노라면 걷는 게 아니라
서 있는 건데, 당연히 살아 있는 오리가 아니라 전시용으로 만든 것들이다. 벌써 몇 달
됐는데, 봄부터 축제나 전시용으로 캠퍼스 여기저기에 설치한 것을 그냥 놔 두고 있다.
처음엔 작은 오리들만 보이더니, 얼마 전부터는 아이들 물놀이용처럼 보이는 대형 오리도
몇 마리 등장해 합세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오리 가족처럼도 보이는데, 오리 특유의 화이트
컬러도 볼만 했겠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려는 건지 핑크 컬러로 통일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깨나 받고, 포토존 역할도 톡톡이 하고 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처음엔 캠퍼스 여기저기에 마치 숨겨 놓듯 오리들을 풀어 놓았었다.
운동장 옆 지하주차장 가는 통로 펜스에 달아 놓은 수십 마리는 오락실 판매용 장난감처럼
보이기도 했고, 잔디밭 옆 키 작은 나무 숲엔 맘대로 다니면서 벌레나 해충을 잡아 먹게
풀어 놓은 간식 시간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없어진 지 오래인데, 짖꿎은
학생들의 오리탕 재료가 됐을지 모르겠다.^^
다른 학교나 회사들처럼 설립자 이름을 따서 건물 이름을 붙인(예전에 공전의 히트를 친
어느 드라마의 모델이기도 했다) 이 학교엔 파라다이스 홀이란 근사한 새 건물이 있는데,
남은 오리 몇 마리가 이 사실을 알았는지 파라다이스 근처 풀밭에도 모여 들었다. 사람들처럼
낙원 싫어하는 오리도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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