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식탐
Posted 2024. 11.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재차 고백컨대 국수 식탐(5/28/18)이 좀 있다. 밥과 국수 중에 고르라면 국수를 고르고, 국수만 보면 웬만한 한그릇으로는 성이 안 차고 곱배기나 두 그릇을 먹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가운데 고르라면 고역이 아닐 수 없는데, 그러지 말고 각 한 그릇씩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런 한 끼를 만끽할 수 있는 식성이다.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고 온 날, 원래는 점심을 건너뛰려 했는데 불고기와 오이무침이 보였다. 국물도 없고 고명도 준비되지 않았지만 국수를 끓였다(코스트코에서 구포국수를 사둔 터였다). 손에 잡힌 게 거의 2인분인데, 그릇을 달리해 3/4은 불고기를 얹고, 1/4은 오이무침을 얹어 먹었다. 훌륭한 한 끼가 됐다. 아내가 나가서 망정이지, 있었더라면 또 국수냐며 말을 들었을 수도 있는데, 다행이다.
지난 주일 점심 때는 교회 식사로 황태콩나물국밥이 나왔는데, 대접에 각자 주걱으로 밥을 푼 다음 콩나물과 무채를 함께 삶은 것을 고명으로 얹으면 뜨끈한 국물을 부어주는 국밥이다. 그런데 콩나물과 무채 삶은 게 내게는 국수가락처럼 보였다. 다른 사람들과는 반대로 밥을 적게 담고 대접 양쪽에 콩나물과 무채를 넉넉히 듬뿍 담으면 국밥 겸 국수처럼 먹을 수 있다.